불황 이겨내는 상상력.. 아이디어 상품은 팔린다
[아시아경제 유통팀 기자] '빨간휴지 줄까...파란휴지 줄까...'
괴담에서나 등장할 법한 '빨간휴지'가 유통가에 등장했다.
은은한 커피향기를 느끼면서 설거지를 할 수 있는 아메리카노향 주방세제가 출시되는가 하면, 한겨울 목감기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뜨거운 과일주스, 소금커피 등이 인기다. 불황에 적은 돈으로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이색 아이디어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최근 출시한 '자연퐁 아메리카노'는 원두커피 소비 증가 경향에 맞춰 카페처럼 은은한 커피 향기를 느끼면서 설거지를 할 수 있는 신개념의 주방세제다.
이 제품은 원두커피 파우더의 탁월한 소취 효과와 은은한 원두커피 향으로 그릇에 벤 음식 잡냄새를 제거해주고 설거지 후에도 주방가득 커피향을 채워줄 수 있는 이색 상품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커피자체가 소취기능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가 엄청난 커피 소비국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이를 세제에 적용한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요즘 같은 불황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립스틱'처럼 적은 돈으로 소비자들에게 심리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이마트에는 빨간휴지, 파란휴지가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컬러휴지' 레노바 화장지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휴지롤 하나에 1500원, 적지 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이 휴지는 오렌지, 그린, 블루 등 독특한 컬러로 실내 인테리어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신혼부부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집 꾸미기를 좋아하는 젊은 층 위주로 꾸준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가격은 일반 휴지보다 비싸지만 이 제품을 찾는 수요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음료시장에서는 뜨거운 과일주스가 인기를 끌었다.
잠바주스는 기존 '과일 음료는 차갑다'라는 선입견을 탈피하고 100% 천연 과일 과즙을 즉석에서 추출해 데워 만든 핫 오렌지 주스, 탠저린 주스, 자몽 주스 등을 내놨다.
각각 오렌지 5개, 제주산 감귤 7개, 자몽 2개를 넣어 즉석에서 과즙을 추출해 제공한다. 서구에서는 겨울에 감기가 들면 민간요법으로 과일 주스를 마신다는 데에서 착안해 올 겨울 추운 날씨와 목감기로 고생했던 소비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커피전문점 파스쿠치는 설탕 대신 소금을 넣은 소금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솔티 아포가토'는 역발상을 활용한 대표적인 메뉴. 적정량의 소금을 넣으면 단맛과 함께 깔끔한 커피 맛을 배가시키는 데 착안해 커피에 설탕 대신 소금을 넣었다.
17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소금 커피'를 재해석한 것으로 소금을 넣은 솔티 젤라또에 진한 에스프레소를 끼얹어 아포가토 본연의 깊고 달콤한 맛을 더욱 돋워줘 이 제품만을 유독 찾는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다.
클럽에서는 춤을 추면서도 마실 수 있는 '빨대 와인'도 인기다.
보니또코리아는 빨대를 꽂아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주스팩 와인'을 선보였다. 보니또코리아 관계자는 "편리함 때문에 20∼30대 여성층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춤추면서 마시기 위해 클럽에서 이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유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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