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한라봉, 1박스 단돈 1만원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한라봉의 대중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
한때 비싼 가격 때문에 한라봉은 특정 계층들만이 먹는 과일로, 저렴한 밀감은 서민들이 먹는 과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소득수준의 상승과 두 과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가격 역전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
롯데슈퍼는 22일부터 한라봉 2kg 1박스를 시세의 절반 수준인 단돈 1만원에 판매한다. 한라봉으로는 확보조차 쉽지 않은 총 200톤, 10만 박스가 준비됐다.
현재 한라봉의 시세는 전년대비 20% 상승해 2kg 기준 1만 9000원 ~ 2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있다. 이에 비해 롯데슈퍼는 반값으로 한라봉을 판매하는 것이다. 밀감을 기준으로도 35%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밀감보다 싼 한라봉인 것이다.
한라봉과 밀감, 거기다 오렌지까지 비슷한 부류의 과일들이다. 이 과일들이 올해 작황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밀감을 살펴보면 작년 유난히 많았던 강수와 좋지 못했던 기후로 인해 전년대비 60~70% 급등한 가격에 시세가 형성됐다. 그나마 생산 물량마저 예측이 빗나가 3월 중순~말까지 생산되던 예년과 달리 2월인 현재 벌써 출하할 물량이 바닥나 버렸다.
오렌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 농장의 기후가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들어 현재 발주량의 절반만 수입되고 있다. 발주에서 실제 물량이 들어오는데 까지 2주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시중의 오렌지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가격 역시 전년대비 30% 증가한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밀감과 오렌지의 이러한 상황이 대체 과일인 한라봉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라봉은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줄지 않았지만 밀감과 오렌지의 대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20% 상승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가뜩이나 비싼 한라봉이 더욱 비싸진 것이다.
롯데슈퍼의 한라봉 매출을 살펴보면 2010년에는 +54%, 2011년에는 +36%로 매년 전년대비 큰 폭의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한라봉도 밀감처럼 대중적인 과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롯데슈퍼 박진수 청과MD는 올해 한라봉 매출을 작년 대비 +80%로 잡았다.
매년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가격만 고객의 눈높이를 충족하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진수MD는 "생산과 유통을 잘 계획한다면 한라봉도 밀감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과일이 될 수 있다"며 "시세 등락이 심한 밀감만으로는 더 이상 수입 오렌지의 물량공세를 막을 수 없다" 라고 밝혔다.
롯데슈퍼는 올해 한라봉 매출이 밀감, 오렌지, 한라봉, 청견 등 전체 밀감류 중 처음으로 두 자릿수 구성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에 6%에 불과했지만 3년 만에 두 배인 12%로 구성비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번 반값 한라봉 행사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롯데슈퍼 전국 전 점포에서 진행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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