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논란이 증폭된 가운데 병무청에 제출된 아들의 MRI(자기공명영상) 사진을 전격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후 박 시장 측 변호인과 박 시장 아들 주신씨가 함께 병무청을 찾아가 문제의 MRI 필름열람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박주신 씨가 본인의 MRI 필름 열람에 동의했고 자신의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언론에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 공세를 목적으로 박주신 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적조치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신씨의 동의로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MRI필름 진위여부는 10일 이내에 필름공개와 함께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의원은 지난 8일 내부고발자로 부터 박 시장 아들의 자기공명영상(MRI)을 제공받았다며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으나 병무청은 주신씨가 제출한 MRI가 본인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병역판정 의혹을 공식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한 한석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교수가 감사원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 "강 의원이 제시한 병무청 제출 MRI사진을 보고 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글을 올려 논란이 확산됐다.
한 교수는 "이 MRI의 피하지방층의 두께로 보아서 상당한 비만체 사진인데 이는 박 시장 아들 같은 체격에서는 나오기 불가능하다"라면서 "MRI가 바꿔치기 된 것은 제가 보기에도 거의 확실한 것 같아 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아시아경제신문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우리 사회도 이런 문제를 그냥 덮고 가지 않아야 한다는 개인소신에서 글을 올렸다"면서 "초고도 비만환자의MRI는 의과대학만 나오면 알 수 있다.MRI 사진은 흡사 비만 여성의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그는 "박시장이든 강의원이든 누군가 1명은 거짓말 한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홈페이지에는 감사촉구를 하는 글이 19일 200여건 올라온데 이어 20일 아침에도 올라오는 등 400여건 게재됐고 서울시 홈페이지에도 19일 동안에만 하루 100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박원순 흠집내기다', '정치 싸움이다' 등 반박글도 일부 눈에 띄었다. 감사원은 특정 집단과 이념을 대변하는 정치와는 엄연히 다른 국가기관인 만큼 강의원의 정치싸움에는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도 "한 교수가 주장한 내용은 강 의원이 제기한 내용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강 의원이 제시한 MRI가 무엇인지 병무청도 알 길이 없고, 병무청이 거듭 박 시장 아들의 MRI가 맞다고 판명했기 때문에 강 의원의 주장은 대응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류 대변인은 "강 의원이 병역비리의혹을 제기한 것은 본인의 선거출마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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