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이 지난 13~17일(현지시간) 닷새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18일 유럽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시 부주석은 사흘간의 일정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한 후 22일까지 터키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이번 방미는 완전한 성공"=시 부주석이 방미 일정 마지막 날인 17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나의 이번 미국 방문은 '완전한 성공'(full success)'이었다"고 자축했다고 AFP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시 부주석은 17일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LA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중국 전통 용춤 공연을 본 뒤 "나의 미국 방문은 완전한 성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바이든 부통령,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은 '매우 유익했다(very fruitful)'"고 표현했다.
존 바이든 부통령의 초청을 받아 이뤄진 이번 미국 방문에서 시 부주석과 바이든 부통령은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사이가 가까워졌다.
바이든 부통령은 시 부주석의 말에 "머리숱이 많은 것부터 시작해 시 부주석의 많은 것이 부럽다"면서 "잠 잘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정이 빡빡했는데 시 부주석의 스테미너에 감탄했다"고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어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이 동등한 게임의 법칙을 잘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진지한 메시지도 전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시 부주석의 미국 방문에 대해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7일자 사설을 통해 "시진핑 부주석의 방미는 긴 여정이 아니었지만 양국 국민들의 교류를 촉진하는데 큰 영향을 줬다"면서 "이것을 계기로 양국의 파트너십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시 부주석이 방미 기간에 중국과 미국 양쪽에 친근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할 말은 다했다"=미-중 양국의 협력적 동반자관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미국을 방문한 시 부주석은 그동안 중국 정치인들이 대외적으로 보여준 딱딱한 이미지를 버리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면으로 내세웠지만 완곡한 어조로 할 말은 다했다.
19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시 부주석은 방미 일정 마지막 날 오전 LA에서 열린 미-중 경제무역 협력 포럼(US-China Economic and Trade Cooperation Forum)에 참석해 미국측에 무역 장벽을 허물어 달라고 요청했다.
시 부주석은 "양국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미국을 향한 중국의 수출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에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양국간 무역 장벽을 허물 때 미국이 고민하는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에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부주석은 "미국 정부가 첨단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기회를 잃게 하는 것과 같다"면서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이 2001년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미국의 대(對) 중국 수출 규모는 500억달러 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첨단기술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발생한 것은 6.3% 수준으로 2001년 16.7% 당시 보다 크게 줄었다는 점을 상기 시켰다.
◆콩 사고 영화 투자하고..중국의 힘 '과시'=중국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미국산 콩 1340만t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중국 최대의 국영 식품 회사 코프코과 중량그룹(시노그레인)이 아이오와주 드모인에서 미국의 대형 곡물사인 번지, 카길 등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 콩 수출위원회(U.S. Soybean Export Council)는 17일 중국이 아이오와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계약한 콩 수입 규모가 67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중국 회사들은 63억8000만달러를 들여 콩 1156만t을 수입한 바 있다
중국은 LA에서 '쿵후 팬더'를 제작한 드림웍스의 상하이 '오리엔탈 드림웍스' 건립에 3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해 '중국의 힘'을 새삼 확인시켰다.
'오리엔탈 드림웍스'는 지분 55%를 드림웍스가 가져가고 나머지를 3개의 중국 합작회사가 나눠 갖는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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