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계속기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회생한 기업들이 최근 실적시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놓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지난해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 2010년 874억원 영업적자에서 극적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피엘에이. 피엘에이는 2010년까지 3년 연속 적자로 올해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뻔 했다. 그보다 더 끔찍했던 상황은 지난해 3월,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던 것이다. 관리종목 지정에 앞서 퇴출 위기에 몰렸던 것.
이랬던 피엘에이가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던 것은 본 사업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피엘에이는 지난해 3월 카자흐스탄 유전의 광권이 문제가 생기며 자본잠식에 빠지며 퇴출위기에 몰렸다. 최대주주인 CS 등이 급히 출자전환을 하고서야 퇴출을 모면했다. 그러고도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6개월 가까이 거래정지 상태였다.
카자흐스탄 광권 문제로 지난해 퇴출 위기까지 몰렸지만 그 부담을 일시에 반영한 덕에 올해 실적은 대폭 개선될 수 있었다. 회사가 위기에 몰리자 원가절감 노력이 더해졌고, 주 매출처인 삼성전자쪽 매출이 증가하며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다.
지난해 12월 단기대여금 허위계상으로 상장폐지실질심사대에 올랐던 에스씨디도 양호한 실적으로 놀랐던 투자자들을 위로했다. 에스씨디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가 올 1월11일에야 거래가 재개됐다. 이 사이 증권선물위원회가 전 대표이사를 고발하며 자기자본을 95억원이나 과대계상했다고 밝혀 주주들을 떨게 만들었다.
하지만 16일 매출 675억원, 영업이익 7억8000만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14.03%, 25.93%씩 증가했다고 공시하며 그간의 우려를 떨쳐냈다. 순이익도 18억원을 기록, 지난해 40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선위가 고발조치한 내용이 2009년 4분기와 2010년 1분기 내용이었고, 이것이 2010년 모두 반영된 덕에 흑자전환이 용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글과컴퓨터도 지난해 12월 상장폐지실질심사 도마에 올랐다 기사회생했다. 당시 증선위는 2007년부터 2009년 3분기까지 재무제표 감리 결과, 특수관계자의 자금대여거래 등을 이유로 전 대표이사를 검찰에 통보하면서 2주 이상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다행히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며 거래가 재개됐다.
지난해 실적도 '서프라이즈'급으로 나왔다. 아직 잠정치지만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매출 570억원대, 영업이익 220억원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0년 실적은 매출 472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이었다.
한 코스닥업체 관계자는 "실질심사까지 갔다 살아난 기업들은 그만큼 펀더멘탈이 탄탄하다는 것"이라며 "더구나 현재보다 과거에 있었던 일로 인해 실질심사에 들어간 경우, 이전 해 실적에 악재는 모두 반영돼 있으므로 실적개선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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