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술교육원 최고령 수료생 이완태씨의 이야기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57세, 제 나이가 기술교육원 졸업자 중에선 제일 많을지 몰라도 사회에선 아직 한창입니다."
올해 정년을 맞은 호텔리어 이완태(57)씨의 말이다. 오는 23일 열리는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수료식을 일주일 앞둔 16일 이씨는 이 같이 전하며 "용기를 내 기술교육원의 문을 두드린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게 돼 기쁘다"고 했다.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은 시가 운영하는 기술교육원 중 한 곳으로, 서울시민의 재취업과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동부기술교육원 외에 북부기술교육원, 남부교육기술원, 중부기술교육원 등이 있으며, 이들 교육원은 실습위주의 훈련을 하는 무료 교육 시설이다.
2011학년도 서울시 기술교육원 수료생 가운데 최고령자인 이씨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건축인테리어과에 입학했다.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건축ㆍ인테리어 분야를 정식으로 배워 은퇴 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이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반년 동안 두 개의 삶을 살았다.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학생으로였다. 그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을 꼬박 꼬박 챙겨가며, 목공자격증도 땄다.
직장 생활 때문에 뭔가를 배울 엄두를 못냈던 이씨에게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은 큰 도움을 줬다. 건축 일반에 대한 기초지식과 시공, 설계, 건물보수 등을 가르치는 교육원의 건축인테리어 교육 과정은 수강료에서부터 교재비, 실습비까지 모두 무료였다. 수업을 들으면서 재취업과 창업에 대한 자신감까지 얻었다는 그다.
이씨는 "올해 은퇴를 하고 나면 일단 건축인테리어 관련 분야에 취업을 해 경력을 쌓을 계획"이라면서 "그 뒤엔 서울시가 운영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창업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 말 이씨와 함께 서울시 기술교육원 과정을 수료하는 사람은 모두 2867명이다. 서울시는 올해 2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희망디딤돌 과정'을 신설하고 '준고령과정'도 따로 마련해 교육원 과정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청년희망디딤돌 과정은 그린카정비, 컴퓨터응용기계, 노리외식, 멀티미디어콘텐츠, 한국외식조리 등으로 꾸려지며, 준고령과정은 바리스타, 조경관리, 도배, 건물보수, 요양보호사 등을 양성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현재 교육원 상반기 훈련생 3858명을 선발 중이며, 다음 모집은 오는 7~8월께 있을 예정이다. 하반기 훈련생 모집 관련 문의 사항은 각 기술교육원으로 하면 된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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