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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들고 등산 가면 '큰일'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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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들고 등산 가면 '큰일'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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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직장인 김정욱(29)씨는 얼마 전 홀로 산에 올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 길을 잘못 들어 20여분을 헤매다가 안내소에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배터리가 아직 남아 있던 아이폰의 전원이 갑자기 꺼져 버린 것이다. 구조를 요청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 처하자 두려움이 밀려왔다. 추운 날씨 때문에 작동하지 않는 것인가, 의아해한 그는 아이폰을 잠시 품 속에 넣고 기다렸다. 10여분이 지나자 천만다행으로 전원이 다시 켜졌고 김씨는 구조를 요청할 수 있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이 저온이나 고온에서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조난이나 폭염 등으로 구조 요청을 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통화를 하지 못해 자칫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의 권장 사용 온도는 0~35도다. 기온이 0~35도인 환경에서는 아이폰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기가 버틸 수 있는 온도를 의미하는 보관 온도는 -20~45도다. 하지만 보관 온도 범위 내에 있어도 권장 사용 온도를 벗어날 경우 전원 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5도 이하로 떨어지면 전원이 강제 종료된 사례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측은 고장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작동 온도 범위를 넘어서는 환경에 아이폰을 노출시키면 제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 "아이폰이 망가지기 전에 미리 전원을 강제로 종료함으로써 고장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애플의 '지나친 친절'이 되레 '사고를 칠 수 있다'고 꼬집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4계절 국가에서는 언제 전원이 꺼질지 몰라 가슴을 졸여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온도가 낮은 산에서 조난을 당하거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구조 요청이 필요할 때 무용지물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원 꺼짐 현상도 문제지만 온도 내구성이 경쟁 제품보다 약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이폰의 권장 사용 온도는 0~35도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가 만든 휴대폰은 -20~50도 사이에서 작동한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이는 사용 설명서에 표시된 작동 온도일 뿐 더 극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해봐도 문제없이 작동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핀란드 PC 전문 매체인 '마이크로PC'가 실행한 온도 테스트에서도 아이폰4S는 -5도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했고 갤럭시S2는 -30도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주된 용도는 조난 구조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사용"이라며 "애플은 고장을 막기 위해 작동을 중단시키는 것이며 이 조치는 결국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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