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여기 ○○그룹 계열사 아니었어요?"
저축은행들이 대형 금융사 및 지주사와 유사한 상호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고 있다. 지난해 잇딴 영업정지 사태로 저축은행업계의 신뢰도가 추락한 가운 데, 대기업 계열사로 착각한 예금자들의 방문이 종종 발생하는 것.
삼성저축은행의 경우 재계 순위 1위의 삼성그룹 계열사라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다. 삼성저축은행은 1971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1996년 대한제당TS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회사로 삼성그룹과는 관계가 없는 곳. 더구나 여의도 삼성자산운용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면서(현재는 삼성자산운용이 시청으로 이동) 계열사로 오해하는 일이 잦았다.
그룹 측에서는 별도의 문제 제기는 하지 않았지만, 고객들의 오해를 막기 위해 지난 2009년 대한제당의 약자인 'TS'를 상호 앞에 추가했다. 다만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는 여전히 '삼성은행 (www.samsungbank.kr)'사용하고 있어 다소 혼란을 주고 있다.
제주지역 저축은행인 미래저축은행 역시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계열로 인식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이 회사는 1970년 한국상호신용급고로 설립됐다가 1975년 대기상호신용급고로, 2000년에 미래상호신용금고 등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2년 6월에는 예산상호저축은행, 2005년에는 삼환상호저축은행을 흡수 합병하며 사세를 키우기도 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범현대그룹과 사명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까지 이어가고 있는 경우다. 지난 1월 특허심판원이 상표권 분쟁 1심에서 현대스위스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재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범현대 계열사는 현대스위스 측을 상대로 '현대'라는 명칭 사용을 막기 위한 특허청 상표심판 및 부정경행위방지 관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범현대 계열사 측에서는 최근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회사의 신뢰성과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해당 상호의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특히 현대증권이 대영저축은행을 인수, 지난해 11월 '현대저축은행'을 출범시키면서 양사에 대한 혼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현대스위스측은 이미 '현대스위스'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고객들 사이에 확고하게 인식됐고, 업계 상위의 대형 업체로 성장한 만큼 '현대그룹'과의 연관성이 적다는 입장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1971년 신삼무진주식회사로 설립된 후 지난 1999년 현대신용금고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어 2000년 현대스위스상호신용금고, 2002년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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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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