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동·중앙아시아 요충지"..에너지·IT 등 협력강화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터키는 경제발전 잠재력이 풍부한데다 SK 글로벌 사업의 전략 거점인 중동, 중앙아시아 등을 잇는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2011년 3~4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터키를 다녀온 직 후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SK㈜ G&G추진단 등 임원들을 만날때 마다 강조한 얘기다. 최 회장은 당시 에너지자원부 및 교통부 장관 등 정부 고위층은 물론 도우쉬, 누롤 등 터키의 유력 대기업 총수들을 잇따라 만나 에너지, 정보통신,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이 한국으로 돌아온 후 터키 국영전력회사인 EUAS는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발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터키 중부 앙카라 남동쪽 600km에 위치한 압신-엘비스탄 지역에서 가동이 중단된 기존 발전소 4기(총 1355MW)의 개보수 사업과 신규 발전소 2기(총 700MW) 건설 사업을 아우르는 것이다. 이 사업 결과에 따라 90억달러(10조여원) 규모의 광산 개발 및 발전소 건설 등 2단계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최 회장은 당장 지식경제부의 지원 아래 공기업인 남동발전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외부 업체와 어떻게 협조해야 시너지가 생길지를 면밀히 분석한 후 수주전에 뛰어들었고 지난 6일 터키 앙카라에서 EUAS사와 '압신-엘비스탄 지역 내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쾌거를 올렸다.
SK그룹은 앞으로 지분투자 외에 설계ㆍ구매ㆍ시공ㆍ시운전 등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방식(EPC)으로 발전소 개보수 및 건설에 나설 계획이다. 또 남동발전이 주관하는 발전소 운영ㆍ정비(O&M)에도 참여한다.
이만우 SK㈜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최근 터키에서의 잇단 사업 성과는 그룹 총수의 발로 뛰는 경영과 전폭적인 지원,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갖춘 계열사와 지주회사의 협력 등이 어우러져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다음달 중순 경 터키 EUAS사 고위 임원이 방한하면 SK 및 남동발전 측과 정밀실사 등 MOU 이후 후속 추진과제들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본계약은 6개월여간 정밀실사와 한국-터키 정부간 협정 체결을 거쳐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건설은 지난 2010년 압신-엘비스탄 인근 투판벨리에서 6억9700만유로(1조780억원) 규모의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 2008년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가르는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을 복층 해저터널로 잇는 11억 달러 규모의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를 수주해 시공 중이다. SK네트웍스도 지난 2010년 국내 중소기업인 대양금속이 이스탄불 북서쪽의 촐루(Corlu)에 설립한 터키 최초의 스테인리스 공장에 지분을 투자해 공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