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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질문만 하시죠"··자석처럼 끌어당긴 안철수의 감성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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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김종일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6일 기자회견장엔 '정치'란 말은 없었다. 대신 '나눔', '베품', '헌신', '기회의 격차 해소' 등의 단어가 이를 대신했다.


안 원장은 특히 '기회의 격차 해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단 설립으로 안철수식 아날로그 장외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 원장이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성장한 배경이 바로 기존 정치권의 어법과 다른 화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도 그의 연장선에 있다. 안 원장은 "나눔은 많이 가진 분이 적게 가진 분에 시혜성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회로부터 받은 몫을 나눠주는, 수직적인 나눔이 아니라 수평적인 나눔이 올바른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특히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이 일자리 문제, 소외계층 교육, 세대 간 소통이라고 판단해 우선 중점 사업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 특유의 감성 화법도 여전했다. 안 원장은 "재단의 작은 시작이 더불어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의미 있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좀 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재단 이사진에 대해서도 "평생 김밥 말아서 기부하는 분부터 박영숙 고문까지 평생 헌신하며 살아오셨다"며 "그분들의 헌신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있는 것"이라며 자신을 낮추었다. 안철수 재단은 모든 이가 기부자이자 수혜자가 되는 '선순환'을 모델로 하고 있다.


그는 선동의 언사 대신 "이 자리가 부끄럽기까지하다"며 겸손과 공감의 메시지를 던졌다. '비정치를 통해 정치를 말하는' 특유의 화법은 그가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온 지난해 10 26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온 방식이기도 하다. 안철수식 소통은 정치인화법과 전혀 다른 감성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재단 설립이 대선 행보로 보이는 것을 경계했다. 안 원장은 "조그만 시작이 우리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계기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에 대해서 제안자이거나 기부자이기도 하지만 제 몫은 여기까지"라며 "운영은 운영의 전문가들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정치관련 질문을 일체 거부했다. 잇단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도 안 원장은 "기부재단에 대해 질문 하시죠"라고 말을 아꼈다.


세간을 관심을 모았던 재단의 이사진은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됐다.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이 이사장을 맡고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주)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이사진으로 참여한다. 사회 각계각층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다는 평가다.


재단의 이름은 오는 16일까지 국민들의 제안을 받은 후 확정할 예정이다. 재단명을 제안하는 활동도 하나의 재능 기부로 보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재단의 첫 걸음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재단이 추구하는 사업방향은 ▲수혜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부 문화 조성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손쉬운 기부 실현 ▲다른 공익재단과의 적극적 협력 등이며, 중점사업으로는 ▲일자리 충찰 기여 ▲교육 지원 ▲세대 간 재능 기부 등을 선정해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안연구소 주가는 오전 10시 5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4% 가까이 오른 11만 9000 원을 기록중이다.


임혁백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철수재단에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을 선정한 것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 등 정치참여에 뜻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박 이사장은 안 원장이 갖고 있지 못한 정치자산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부산 출신이고 민주당에 지분이 없는 안 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박 이사장을 선임함으로써 호남, 여성, 기독교 세력과 구 민주당의 세력을 흡수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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