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대 입, 여야 대변인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신경민 민주통합당(약칭 민주당) 대변인은 나이가 좀 많은 신입사원이다. 60살에 국회라는 새 직장에 발을 디딘 그는 역대 최고령 대변인이다. 촌철살인의 클로징 멘트로 유명세를 떨치던 그는 2009년 4월 MBC 뉴스 앵커 자리에서 물러났고, 2011년 9월 정년퇴직을 했다. 지난달 19일 민주당 대변인으로 임명돼 민주당의 '입'으로 활약하고 있다.
신 대변인은 아직 기자들에게 '대변인'과 '선배'란 호칭이 뒤섞여 불린다. 화려한 언변과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무난하게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호평과 함께 언론인 대선배로서 쌓아놓은 중량감으로 인해 기자들이 다가가기 어려워한다는 평가도 있다.
30년 기자 생활을 한 경험으로 기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먼저 긁어주는 '내공'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다소 현학적이고 수사적인 표현을 사용해 '민주당 입'이 어려워졌다는 평도 받고 있다. 매사 진지한 성격과 태도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스킨십은 부족하다. 친근하게 어울려 지내기 어려운 '엘리트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신 대변인은 술과 담배도 일절 하지 않는다.
신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 삼고초려를 했지만 번번이 고사했다. 그런 그가 제1야당의 입이 된 이유는 스스로의 표현대로라면 "정치의 역주행을 막기 위해서"다.
그는 최근 '신경민의 개념사회'라는 책을 내고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종합편성채널 등을 특혜로 규정하며 언론장악 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최근 진행 중인 MBC 파업에 대해서는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만약 회사를 다니고 있었으면 파업현장에 같이 나갔을 것"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관련해서는 "일단 청문회를 하고 그 다음에는 당연히 검찰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신 대변인은 이번 19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대변인 외에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즉답을 피하고 있다. 그는 2010년 7ㆍ28 서울 은평을 보궐선거와 이듬해 4ㆍ27 분당을 보궐선거 당시에는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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