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빨리빨리' 한국인보다 더 신속한 투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에쓰오일(S-oil)이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사장 취임 이후 4년만에 매출 규모가 2배 이상 늘었다. 신속한 투자를 결정하는 사업적 안목과 과감한 추진력 덕분이다.
3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31조9140억원을 달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로도 55.6%나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조6698억원으로 지난해 8130억원에 비해 곱절로 뛰었다.
특히 수출이 크게 증가해 전년대비 20.5% 늘었다. 전체 판매물량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61%를 기록했다. 4분기에만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하루 평균 43만6848배럴을 수출했다.
또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은 신규 시설의 가동에 따른 생산량 증가분을 수출하면서 매출액이 3조4911억원으로 전년보다 120%늘었으며 영업이익은 4507억원으로 600%나 증가했다.
지난해 석유화학 시황이 전반적으로 좋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작년보다 국제유가가 더 높게 상승했던 2008년 에쓰오일의 매출액은 23조원에 불과했다. 수베이 사장이 지난해 울산 온산공장 파라자일렌(PX)생산설비 확장 사업을 마무리 하는 등 발빠른 투자를 한 것이 결실로 나타난 셈이다.
사실 온산공장 확장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 반응은 차가웠다.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석유화학 분야에서 신규 시설이 가동을 시작할 2011년 즈음에는 불황기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베이 사장은 세계 경기 회복과 중국 시장 성장 등을 내다보고 직접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를 설득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온산공장은 석유화학제품의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했으며,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은 단일공장 세계 최대인 연산 160만톤 규모를 갖추게 됐다. 원유 정제 능력도 하루 58만배럴에서 66.9만배럴로 증가했다.
2008년 3월 에쓰오일 대표에 선임된 수베이 사장은 경영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친밀함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떡국나누기나 김치담그기와 같은 사회공헌에 직접 참가해 자신은 물론 회사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외부활동도 적극적이다. 매년 1월에는 신입사원들과 등산을 다니면서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나누기도 한다. 평소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성장하는 기업'을 강조하는 그는 이 같은 활동으로 작년 11월 지속가능경영대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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