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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날씨 예보 시작은 하는데...채널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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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미국에는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이라는 케이블 방송사가 있다. 1982년 5월 출범한 이 방송사는 하루 24시간 날씨 속보와 날씨관련 뉴스를 내보낸다. 보는 사람이 있을까? 많다. 미국에서만 가입자 1억가구를 확보했고, 케이블 채널 시청자의 97% 이상이 보는 최고 인기 채널 중 하나다. 웨더채널의 비상한 인기는 정확하고 상세한 날씨 정보가 지니는 가치를 입증하는 사례다. 이제 날씨 정보의 영역은 지구를 넘어선다. 태양 활동이 점점 잦아지며 '우주 날씨'를 미리 알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우주날씨 예보 시작은 하는데...채널 헷갈리네 SDO위성(미국 NASA의 태양관측 전용위성)의 28일 흑점폭발 당시 태양관측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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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술렁술렁=새해 들어서 태양폭발은 계속됐다. 지난 달 23일 2단계급 태양 흑점 폭발이 일어났다. 이어 28일의 폭발은 3단계급이었다. 태양 폭발 단계는 미국 해양대기청의 경보발령 기준에 따라 나눈다. 1단계가 '일반(MINOR)', 2단계가 '관심(MODERATE)', 3단계가 '주의(STRONG)'다. 이 위로 4단계인 경계(SEVERE)가 있고, 강력한 자기장을 동반한 우주폭풍이 발생하는 최고 단계인 5단계는 '심각(EXTREME)'으로 구분된다.

23일 2계급 폭발로 지구자기장과 고에너지 입자 강도가 높아져 인공위성과 위성통신, GPS등에 부분적 장애가 발생했다. 이 장애 여파로 북극항로를 가로지르던 항공기들이 우회하는 등의 불편을 겪었다. 태양 흑점이 폭발할 때 북극 지방을 지나가면 비행기가 엑스선에 노출되거나 통신장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의 폭발은 올해 들어 관측된 것 중 가장 큰 규모다. 미국과 캐나다, 남미 지역에서는 약 1시간 정도 단파통신 두절 현상이 발생했으나 우리나라는 폭발 당시 밤 시간대라 태양 반대편이 위치해 직접적 피해는 입지 않았다.


태양폭발은 지난해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폭발 강도도 점점 높아졌다. 과학자들은 2013년 태양활동 극대기에는 대규모 우주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태양폭발의 '진원지'인 태양 흑점은 약 11년을 주기로 그 수가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는데, 이를 태양활동주기라고 부른다. 1755년부터 1766년 사이가 태양활동 1주기였고 현재는 태양활동 24주기다. 2013년 5월은 그 중에서도 태양 흑점수가 가장 많아지는 극대기로 예상된다.

◆태양이 폭발하면 어떻게 되나?=흑점과 주변부의 자기장 변화 때문에 에너지가 폭발하는 현상인 태양 폭발은 '우주 날씨'를 좌우하는 현상이다. 태양이 폭발하면 고에너지 입자가 파편처럼 튀어나온다. '코로나 질량 방출(CME, Coronal Mass Ejectrion)'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이 고에너지 입자들이 초속 2000km가 넘는 엄청난 속도로 우주를 뚫고 날아와 폭발 2~3일만에 지구를 강타한다. 또한 자기력이 충돌하며 발생하는 플레어 폭발은 자외선과 엑스선 등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생하며 지구 전파 환경을 교란시킨다.


일상생활 전반에 전파를 이용하는 유무선 기기가 자리잡게 되면서 태양폭발은 점점 더 우려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 고에너지 입자와 전자기파는 지구 자기권이 뒤흔들리는 '지자기 폭풍'을 일으킨다. 게다가 전리층에 구멍이 뚫려 전리층 반사를 이용해 전파를 보내는 단파통신을 쓸 수 없다. 한 번 전리층에 구멍이 뚫리면 다시 복구되는데 2시간 정도가 걸린다. GPS도 수신장애를 일으킨다. 강력한 태양폭발로 인한 '재해현장'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GPS를 이용하는 항공기나 선박, 자동차의 치명적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무선식별장치(RFID)로 수화물관리나 상품관리를 하는 업체에서는 순간적 무선신호 인식 불가로 공장 마비나 물류 차질을 겪을 수도 있다. 이밖에도 방송이나 통신의 품질 저하, 톨게이트에서 자동으로 요금을 내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마비 등 많은 영역에서 태양폭발의 '후폭풍'을 겪게 된다.


◆우주기상 관측ㆍ예보, 교통정리 필요하다=우리나라도 태양폭발로 인한 우주기상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관련 기관은 우주전파센터와 기상청,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천문연구원이다. 가장 먼저 우주기상 관측에 나선 것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의 우주전파센터다. 국립전파연구원은 2007년부터 우주전파 관측시설 자료를 체계화하는 작업을 추진해온 데 이어 우주관측 분야를 독립시켰다. 2010년부터 예산 186억원을 들여 제주도 한림읍에 짓기 시작한 우주전파센터는 지난해 11월 문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뒤이어 기상청도 우주관측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우주공간에서의 기상현상을 예ㆍ특보할 수 있도록 개정한 기상법 일부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우주관측의 법적 토대를 마련한 것. 기상청은 올해 4월부터 '우주기상 예ㆍ특보 서비스'를 본격 시행하고, '우주폭풍'도 기상특보로 신설해 서비스한다. 지난해 5월부터 충청북도 진천의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운영해오던 기상청의 우주기상 상황실이 해당 업무를 맡는다. 천문연의 태양우주환경연구그룹도 2013년 구축 완료를 목표로 우주환경예보센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교통정리'다. 세 기관이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역할 분담이 필요한 실정이다. 천문연은 연구개발을 맡고 나머지 기관은 예ㆍ경보 업무를 맡는 것으로 정리됐지만, 기상청과 우주전파센터 사이의 업무 중복은 해결되지 않았다. 기상청 측은 "우주전파센터가 전파환경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고 우리가 우주기상을 예ㆍ경보한다"고 주장했으나 우주전파센터측은 "(기존에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를)그대로 갖다 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기상청에서 사전에 업무조정협의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 기관은 중복 투자를 피하기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 우주기상협의체'를 만들어 각각 역할을 구분하고 서로 업무를 조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 연구자는 "기관끼리 중복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협력 필요성 자체는 모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상청과 우주전파센터의 대립상황은 협의체 형성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주전파센터 관계자는 "업무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기상청에서 구체적인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 반면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우주전파센터와 실무자급에서 접촉을 시도해왔지만 (방통위 사정이 안 좋아) 반응이 없더라"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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