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움직임 '주목'..EU 정상회담·남유럽 국채만기에도 촉각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0.76% 상승했다. 직전주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있었던 데다 설 연휴 이후 3거래일간의 성적이라는 점에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외국인의 강한 '사자'세가 여전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외국인은 지난주 3거래일 동안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조9041억원어치를 더 담았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총 6조2421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는데, 이는 역대 외국인 월별 최대 순매수 기록을 뛰어 넘는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9년 7월 5조9401억원이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주 개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9174억원, 904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29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역시 외국인의 움직임에 의해 장이 방향을 달리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특히 이번 주에는 외국인 단기 방향성을 결정지을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만기 등 주요 이벤트가 집중돼 있어 이를 전후로 한 외국인의 움직임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이번주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종전보다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1950선을 넘어서면서 기술적인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라며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또다른 모멘텀이 필요하나 대외이슈의 약발이 약화되기 시작했고 유럽 쪽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급격한 가격조정 보다는 기간조정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대기 매수세가 풍부한데다 유럽 쪽에서 예상치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 조정의 정도를 완만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포트폴리오 보유자는 소폭의 이익실현이나 비중축소에 무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현금 보유의 경우에는 매수 시점을 다소 늦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단기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주에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의 국채발행이 예정돼 있다. 최근 국채물량이 원활하게 소화되고 있어 국채발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U정상회담에서는 신재정협약 및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조기 도입, 재원확충 방안 등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가 만들어내는 유동성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상승이 이어진다 해도 폭은 둔화되는 모습일 것"이라며 "EU 정상회담의 경우 다시 각국의 이해관계 충돌에 따라 잡음만 흘러나오지만 않는다면 무난히 넘어갈 것이고 월말 이탈리아 국채만기 등도 주목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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