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수출 부진으로 고민하던 아시아 국가들이 성장 촉진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취하더라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현 0~0.25%의 기준 금리를 2014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3차 양적완화 같은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그동안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며 미국의 2차 양적완화에 대해 반대했던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이 이번에 3차 양적완화에 반대의 표를 던질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만 해도 신흥국들이 몰려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비정상적인 아시아 통화 강세를 이끈다는 이유로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을 7.3%로 전망, 지난해 성장률 9.5%에 비해 2.2%포인트나 낮췄다. 인도 통화인 루피화의 가치는 지난 6개월 동안 11.8%나 급락했고 한국의 원화(-6.2%)와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5%)도 평가절하를 피하지 못했다. MSCI 아시아 퍼시픽 지수는 최근 2년 동안의 상승 랠리를 마감하고 지난해 17%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고 ▲유럽 부채위기 확산 및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로 아시아 지역의 수출이 예전 처럼 활기를 띄지 못하고 있는데다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 입장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라고 진단했다.
더 이상 아시아 국가로 세계 유동성이 집중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전날 태국의 프라산 트라이라오라쿤 중앙은행 총재가 2014년까지 제로 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을 두고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라고 발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싱가포르 지사의 산제이 마더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 경제가 잘 나가던 시절은 지났다"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 이상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더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3차 양적완화 조치가 나올 경우 한국의 원화와 말레이시아의 링깃화가 가장 이득을 보는 통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뉴질랜드(ANZ)은행 싱가포르 지사의 폴 그루엔왈드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단기간 내 3차 양적완화 카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번에는 아시아 국가 정책 결정자들에게 크게 부담으로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고 통화정책 방향도 금리인하 쪽으로 향하고 있어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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