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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대만과 중국은 통합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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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대만과 중국은 통합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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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지난 14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렀다.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이 51.5%의 득표율로 45.6%의 표를 얻은 차이잉원(菜英文) 민진당 후보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총 113석의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국민당이 64석(비례대표 16석 포함)으로 40석을 얻은 민진당을 이겼다.


대만 선거를 조용히 지켜본 중국 정부는 결과에 대한 논평에서 대만인들이 중국과의 평화적 발전을 원했다고 치켜세웠다. 오는 10월 권력 교체가 예상되는 공산당 지도부도 한시름 놓게 되었다. 일단 대만의 독립을 주장했던 천수이벤 총통 재임 시절(2000~2008년)과 같은 악몽은 당분간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국민당이 2000년 권력을 넘겨주었을 때 공산당도 큰 충격을 받았다. 대만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국민당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언제든지 대륙으로 쳐들어가 통일을 이루겠다는 최상의 목표를 갖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일이 불가능해지자 1992년 국민당은 홍콩에서 공산당 대표를 만나 '92 컨센서스'에 합의한다. 즉 '하나의 중국, 두 개의 해석(one China, two interpretation)'이라는 대만과 중국 관계의 기본 인식 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대만은 정치적 통일은 뒤로 미루고, 경제적 통합을 우선 추진하자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총통에 오른 천수이볜이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자 중국과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중국은 수시로 무력 시위를 했고, 2005년 3월에는 대만 공격에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반분열법'을 통과시켰다. 중국과의 갈등으로 급성장하는 중국 특수를 누리지 못하자 대만 기업인들의 불만이 팽배해졌고, 경제도 침체되면서 많은 대만인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2008년 마잉주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공약으로 내세워 58.5%의 득표율로 총통에 당선된다. 중국 정부도 기다렸다는 듯 마잉주 정부에 선물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 6월 대만과 중국이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라 대만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539개 품목의 관세가 철폐됐다. 바야흐로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이 새로운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대만 경제는 크게 활기를 띠었고, 2010년에는 10.8%의 고성장을 이뤘다. 이제 대만 경제는 중국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해졌다. 지난해 1~11월 대만 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다른 국가에 대한 투자총액의 거의 4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대중국 수출도 1142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대중 무역흑자도 828억달러로 불어났다.


마잉주 총통의 연임으로 대만과 중국의 경제통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이는 한국 기업에 상당히 불리하다. 한국과 대만의 대중국 수출구조가 매우 유사해서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의 대중국 수출 상위 30대 품목 중 20여개가 중복된다. 특히 ECFA로 관세가 철폐된 539개 품목 중 거의 500개에 이르는 품목이 한국과 겹친다. 대응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만과 중국의 정치적 통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정치적으로는 더 멀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선거로 대만의 민주주의 제도는 확실하게 자리 잡았으며, 선진국들도 이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민주 제도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공산당이 지배 정치를 지속할수록 민주주의를 경험한 대만인들은 절대로 중국에 흡수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대만 민주화도 국민당 상층부에서부터 시작되었듯 중국에서도 공산당 상층부에서부터 민주화 인식이 확산된다면 대만과 중국의 통일은 빨라질 수도 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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