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내년까지 구제금융 수요 1조$ 이를 것"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이 금융위기에 대처하려면 5000억달러(약 569조원)의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며 회원국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IMF 최대 출연국인 미국은 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9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IMF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려면 내년까지 구제금융 규모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회원국들에 5000억달러를 추가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IMF는 추가 재원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지난달 지원해주기로 약속한 150억유로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IMF의 가용재원은 3870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적절한 방법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며 "많은 IMF 집행이사가 유로존 부채위기를 억제하고 세계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IMF 성명 발표 직후 추가 자금 출연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미 재무부는 "유럽 스스로 부채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데다 IMF가 유로존 방화벽을 대신할 수 없다"며 추가 지원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유럽이 추가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IMF의 추가 재원 확충이 타당성을 갖추려면 아무 죄 없이 이번 사태로 영향 받을 수 있는 나라들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도 IMF 추가 출연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추가 재원 마련은 중국·브라질 등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에서 이뤄져야 할 듯하다. 한 소식통은 IMF가 브릭스, 일본, 산유국들에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브릭스에 속한 러시아의 이고르 슈발로프 제1부총재도 3월 대통령 선거 전까지 추가 지원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MF 추가 지원 문제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논의됐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당시 정상들은 IMF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천명했으나 정작 추가 자금 지원에는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유럽이 위기 해결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추가 재원 마련이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특별 대출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IMF는 현재 추가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회원국들과 논의하기 전까지 이에 대해 추가 언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추가 재원 확충 문제가 다음 달 25~26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를 통해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문제는 이번 주 멕시코시티 G20 재무차관 회의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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