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중동·라틴 아메리카 지역 서비스 분야 중점 채용하겠다"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세계 금융권에서 감원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영국 금융그룹 HSBC가 매년 수 만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하겠다는 뜻밖의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HSBC홀딩스의 더글라스 플린트 회장은 17일(현지시간) 홍콩 금융포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글로벌 금융권에는 감원바람이 불고 있지만 HSBC는 매년 수만명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면서 "특히 아시아, 중동, 라틴 아메리카 지역 서비스 분야를 중점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HSBC 대변인은 매년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10%의 인원수를 보충하는 것이라고 답변했지만 전세계 HSBC에서 감소된 인력을 아시아, 중동, 라틴 아메리카 등 집중 지역에 배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계 HSBC에는 현재 29만6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HSBC는 1865년 홍콩에서 설립됐으며 예금 기준 홍콩 최대 소비자 은행이다.
HSBC는 2년 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의 사무실을 홍콩으로 이전했으며 마이클 게이건 전 CEO는 당시 이에 대해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한 데 따른 그룹의 포지션 변화"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HSBC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 규제와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인력을 줄여가고 있다.
HSBC는 오는 201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2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며, 이미 지난해 중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당시 5000명을 감원했다. 심지어 HSBC가 투자에 집중하려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향후 3년간 홍콩 지역 본부에서 3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지난해 9월 밝혔다.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지난주 앞으로 3년간 직원 3500명을 감원할 계획을 밝혔고,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6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역시 지난주 올해 1분기 말까지 투자은행 부문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사를 20%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HSBC는 특정 지역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규모를 줄여나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SBC 관계자는 지난달 일본 소재 프라이빗뱅킹(PB) 사업부를 크레디트스위스(CS)그룹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한국의 산은금융지주와 한국의 11개 소매금융 사업부를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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