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일본은 너무 앞선 나라였기 때문에 힘이 좀 빠져 버린 것 같고, 중국은 젊은 나라지만, 열심히는 따라오고 있지만 아직 한국을 쫓아오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다고 생각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인 'CES2012'에 12일(현지시간) 방문해 경쟁국들보다 한발 앞서있는 삼성의 위상을 이같이 표현하고 선두를 지키기 위해 더욱 분발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10년 이후 2년만에 CES를 찾은 이 회장은 시장을 선도할 만한 삼성의 핵심 제품이나 기술이 있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TV라든지 갤럭시 폰이라든지 몇몇 개 있지만 이런 것에 만족하지 말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더 넓게 가져가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앞으로 몇 년, 십 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긴장이 된다"며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가고, 우리가 앞서가는 것도 몇 개 있지만, 더 앞서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시회 출발 전 밝힌 달라진 삼성의 위상에 대한 고민도 기술과 시장의 선도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의 기본이라는 것이 미래를 내다보고, 기술 개발하고, 깊이 들어가야 되는 것"이라며 "이제 이 정도 가지고도 안 되니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 보고, 더 기술을 완벽하게 가져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사장들과 여러 차례 긴 시간의 미팅을 가졌다고 밝힌 이 회장은 "미래에 대해서 충실하게 생각하고 상상력, 창의력을 활용해서 힘 있게 나아가자는 것이 구호"라고 강조했다.
미국 현지와 전시회 등을 동해 살펴본 미국 등 선진 시장의 경기는 회복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다행히 작년까지는 안 좋았는데 작년 말에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고 금년 초부터는 전자제품의 경우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며 "(올해는 경기 침체가)덜 하지 않나 싶다"고 진단했다.
이런 시기일수록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지도 재차 강하게 드러냈다.
이 회장은 "투자는 항상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해 왔고, 앞으로도 그리 해 갈 것"이라며 "고용은 올 초에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질 높은 사람을 더 많이 쓰고, 더 적극적으로 젊은 사람을 뽑겠다"고 밝혔다.
CES를 통해 맹활약을 보인 이재용 사장 등 자식들의 역할 증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 열심히들 공부하고 있는데 하는 것 보고 (자식들의 역할을 늘리든) 하겠다"며 "아직은 때가 아닌 것도 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