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다. 외환은행 인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김 사장이 용퇴 결정을 내린 만큼 인수가 불발되면 사표 수리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13일 하나금융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사장이 외환은행의 인수 문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해 대의를 위해 희생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사표를 수리할지 말지 아직 결정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의 사의가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명분인 만큼 인수가 불발되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김 회장은 "(이사회가 열리는 3월까지는) 아직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생각해볼 문제"라면서도 "만약 외환은행 인수가 안된다면 김 사장이 물러날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인수가 마무리되면 사표를 수리할 지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30년 이상을 함께 해 온 김 사장의 용퇴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그의 뜻을 '꼼수'가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김 회장은 "어제 하루 동안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많은 생각을 했었다"면서 "김 사장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진정성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말하는 '꼼수'를 쓰기 위해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 말대로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권력 투쟁 등 '내부 갈등설'에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권력 투쟁은 하나금융의 문화에선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내부 갈등설이 아니라는 것 하나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고 이를 왜곡한다면 김 사장 본인과 하나금융에 대한 매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임 가능성과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선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지금 말할 수 있는 바가 아무 것도 없다"면서 "현안이 해결되고 때가 되면 대내외적으로 뜻을 밝힐 것"이라고 답을 피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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