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이틀간의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뚜렷한 증거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15 전당대회에 세대 교체론의 기수인 박용진·이인용 후보가 강수를 꺼내들었다.
당권 주자들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 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한 목소리'로 돈봉투 해결을 촉구했지만 미묘한 입장차로 보였다. 당권 주자 중 40대인 박용진, 이인영 두 후보는 강경한 어조로 당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 민주당계이자 세대교체론의 기수인 이인영 후보도 "돈봉투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모바일 혁명으로 나아가는데 우리는 낡은 정치에 발목이 묶였다. 우리 둘러싼 어떤 의혹도 털어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후보는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이지만, 발본색원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낡은 허물을 벗고 나가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법과 원칙에 의거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몇몇 후보들은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4월 총선에 대구 출마 선언한 김부겸 후보는 "조사가 흐지부지 해서 안된다"면서도 "무엇보다 어려운 영남 지역에서 지역위원장을 출마한 당원들에게 거지처럼 돈이나 몇푼 받는 사람으로 치부해서는 선거치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완벽히 사실이 드러날 때 까지 부풀리거나 추측하지도 말고 신중하게 보도해달라"고 언론에게 호소하면서 "이는 민주통합당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구(舊) 민주계인 이강래 후보는 "정치권 불바다로 만든 돈봉투 불통이 우리당으로 튀겼는데 이에 대해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정확한 실체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돈봉투 의혹 관련 공동 성명을 냈던 문성근, 이학영 후보도 이날만큼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성근 후보는 돈봉투 파문이 일고 있는 한나라당만을 겨냥해 "모바일로 돈을 보낼 수 없다"며 "이것저것 꼼수 부리지 말고 민주통합당 같이 모바일 시민참여 제도를 도입하라 간단한 방법"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명숙 후보와 박지원 후보는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일체의 언급을 자제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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