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올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는 10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더라도 중국은 이를 거절할 수 있는 적절한 명분을 내세울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9일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크레디 아그리꼴 CIB, 하이퉁증권 등은 올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1020억달러 밑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것은 블룸버그 통신 경제 전문가들이 지난해 무역 흑자 규모를 1478억달러로 예상한 것 보다 훨씬 줄어든 것이다.
후이판 하이퉁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700억~10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디 아그리꼴 CIB 홍콩지사의 다리우츠 코왈칙 스트래티지스트는 "올해 중국의 무역수지 규모가 600억달러를 겨우 넘어서는데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이체방크의 마준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부채위기 확산으로 인한 유럽 경제성장 둔화 배경 아래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드는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2015년께 중국은 '흑자국'이라는 수식어를 벗어 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10일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규모도 드러난다. 앞서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1600억달러(약 184조원)로 2010년 보다 230억달러(13%)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계속 줄고 있는 것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힘 빠지게 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오는 10~11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왕치산 부총리와 원바자오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가이트너 장관이 이잔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빠르지 않다며 중국을 압박한 만큼 이번에도 환율 문제를 놓고 중국과 설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BOA 홍콩지사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환율이 이제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아가고 있어 중국이 더 빠른 위안화 절상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무역수지도 균형을 찾고 있는 만큼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절상 움직임이 점점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주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0.25% 정도 평가절하 됐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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