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수백억원대 교비 횡령 혐의로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이하 한예진) 이사장(48)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씨는 한국교육방송(EBS) 이사 선임 과정에서 정권 고위 인사를 상대로 로비에 나선 의혹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는 3일 최근 수년간 한예진 및 부설 한국방송아카데미의 교비 25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김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이숙연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신문)를 벌여 오후 늦게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한예진과 그 부설기관인 방송아카데미를 통해 각각 학기당 400만원, 250만원의 학비를 거둬들여 이 중 250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유용한 자금을 이용해 서대문 일대 부동산 매입에 나선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진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방송기술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된 학점인정기관이다.
검찰은 또 김씨가 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빚어진 70억원대 세금 탈루 혐의, EBS이사 선임 과정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측에 로비에 나선 정황 등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평소 정치권 인사와의 친분관계를 과시해온 김씨가 횡령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로비에 나섰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김씨의 횡령 사실을 빌미로 10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한예진 재무담당 직원 최모씨를 구속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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