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시민과의 소통'. 새해 첫날 박원순 시장이 아차산 등반길에서 보여준 행보다.
1일 새벽6시 서울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옆 한 해장국집. 박원순 시장이 아차산 해돋이를 맞으러 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 그는 야근을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새해 덕담을 나눴다.
등산길 초입에서 박 시장은 20대 상인들이 파는 5000원짜리 귀마개를 사서 쓰기도 했다. 산길을 오르는 도중에는 떡볶이를 팔았다는 노점 상인을 만나 강제철거를 당해 영업을 하지 못한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박 시장은 "구청과 상의해 살펴보겠다"고 대답했다.
한 시민은 "아차산이 바위산이라 장마 때 빗물흡수가 잘 안 돼 자양구 등이 홍수피해를 입기도 한다"고 말하자 박 시장은 "산사태가 심한 사고 위험지역들을 전수 조사 중"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광진구청이 주최한 해맞이 행사 장소인 아차산 꼭대기에는 4만여명의 시민들이 박 시장과 자리를 함께 했다. 시민들은 박시장을 환영하면서도 '민원보따리'를 풀었다. 광진구 주민들은 기대에 찬 건의를 쏟아냈다. 물가안정과 집값안정을 바라는 주민들이 많았다.
광진구 중곡동의 한 주민은 "시장님이 전례와 다르게 서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서 두 가지 당부를 했다. 나날이 뛰는 집값 안정과 물가안정이 그것이었다.
해맞이 행사에 참석한 김선갑 서울시 의회 의원은 교육문제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밝게 자라야할 아이들이 학교문제로 중도에 삶을 포기하는 일들이 있었다"면서 "저를 포함해 박원순 시장과 광진구청장 등과 함께 아이들이 밝게 자라면서 공부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박시장은 소탈하게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대화했다. 새해 첫날 박 시장이 아차산 등반길에서 보여준 행보는 '시민과의 소통'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박 시장은 신년사에서 "사람과 복지 중심의 시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집값과 물가 걱정을 덜고 학생들이 학교문제로 중도포기 하지 않는 서울시가 될 수 있도록 '실천하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