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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춧값을 베는 검객 "진짜 칼은 온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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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 인터뷰


< 대담=이의철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배추값은 한 해에도 몇번씩 오르내린다. 작년 가을 한때 포기당 1만원을 돌파하며 '배추대란'을 불러오더니, 6개월 뒤인 올 4월엔 값이 1000원대까지 폭락하며 밭을 갈아 엎는 '역(逆)배추대란'이 벌어졌다. 지난 8월엔 또 다시 포기당 5000원을 넘보다가, 12월 하순인 지금은 포기당 1000원 아래서 거래되고 있다.


배추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주요 농산물 대부분 계절마다 가격 급등락을 거듭하며 시장을 뒤흔든다. 지난해 하반기 '금배추 파동'은 농수산물 유통구조의 한계를 보여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은 "농산물을 시장에 팔려면 인건비, 물류비 등 유통 비용을 치뤄야 한다. 인건비, 기름값 모두 오르는데, 농산물 유통 비용만 줄일 수 있나. 모든 화물 비용은 10만원인데, 배추는 2만원만 받으라고 할 수 있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까? 김 사장은 "사이버거래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춧값을 베는 검객 "진짜 칼은 온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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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농산물 유통'의 달인이다. 그가 '농산물 유통'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30년 전이다. 80년대 초 농림부 사무관 시절 농수산물유통공사(당시 농어촌개발공사)의 지도감독 업무를 맡으면서부터다. 이후 그는 농림수산식품부 시장과장, 유통과장, 농산물품질관리원장 등을 거치며 3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농산물 유통'과 뒹굴었다. 최근엔 국내ㆍ외 농산물 유통업무를 총괄하는 aT의 사장에 취임했다.


김 사장은 "사이버거래소가 정착만 되면 획기적으로 농산물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거래는 중간 유통인 없이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되니 '오프라인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을 27일 만나 현 농산물 유통 체계의 문제점과 aT의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aT본사가 위치한 양재동 사옥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aT는 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농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발족했다. 1986년 유통사업을 추진하면서 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개명했다. 민간이 할 수 없는 공익적ㆍ비수익적인 유통사업이 aT의 영역이다. 농림수산식품의 해외수출, 국내 유통구조의 개선과 수급안정을 담당하고 있다. 식품산업 육성 역할도 수행한다. 이 때문에 내년 1월26일부터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사명을 바꾼다.


-취임 두 달이 지났다
▲정부부처(농식품부)에서 근무할때는 준정부기관이나 공기업이 왜 창의적이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일을 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공기업에 와보니 이제야 알 것 같다. 공기업의 모든 사업들이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하고, 사업 승인돼 있는 일들만 하게끔 시스템이 돼 있다. 다른 일을 할 여지가 별로 없다.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는 예산도 없고, 시키지 않은 일을 했다가 실패하면 바로 책임이 돌아온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일 수 없는 구조다. 신축성도 적극성도 없다.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 갈 생각이다.


-농산물 유통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통비용을 줄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구조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농산물을 시장에 팔려면 산지 인건비, 상ㆍ하차비, 수송비 등의 비용을 치뤄야 한다. 여기서 어떤 비용을 줄일 수 있겠나. 물류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인건비 늘고 기름값 느는데, 농산물 유통 비용만 줄이긴 힘들다.


-배추 가격 널뛰기가 왜 해마다 반복되나
▲지난해 4대강 사업으로 재배 면적이 줄어 배추 가격이 올랐다는 기사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4대강 주변에선 고랭지 배추를 재배할 수 없다. 700m 고지가 넘는 강원도 등지에서 재배를 한다. 작년엔 배추가 줄어서 문제였고, 올해는 늘어서 걱정이다. 농민들도 수시로 재배 면적을 조절하고 있지만, 3~4개월 만에 재배 기간이 돌아오니 수급을 조절하기 힘들다. 배추는 단일 품목이 아니다.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한 해 네 차례 심고 수확하기를 반복한다. 기상 변화에 예민하고, 수급 변동이 빠르다. 80% 이상이 수분이라 저장하기도 힘들다. 배추는 특수한 품목이다.


-해결 방법은 뭐가 있나
▲물류비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힘들다. 온라인에서 거래할 수 있는 '농산물 사이버거래소'가 답이다.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온라인 밖에 없다. 중간 유통 단계가 생략되니까 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aT 사이버거래소는 어떤 곳인가
▲설립된 지 3년째다.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거두고 있다. 거래를 처음 시작한 2009년 매출은 52억원이었다. 2년이 지난 올해는 6000억원이 넘었다. 100배 이상 늘었다. 가락시장 한 해 매출은 4조원 정도다. 앞으로 가락시장 거래 규모가 사이버거래로 많이 넘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대표적인 사이버거래가 학교 급식이다. 학교 2300곳 정도 가입돼 있다. 이 시스템이 정착만 되면 획기적으로 농산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유통비용 얼마나 줄일 수 있나
▲보통 농산물 유통 마진은 물류 10%, 도매 10%, 소매 25% 정도다. 전체 소비자가 대비 45% 정도가 유통 마진인 셈이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배추사업을 해 봤더니 생산자는 7%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었고, 구매자는 시중가 보다 10% 싸게 배추를 살 수 있었다. 소비자가는 20~30%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내년 농산물 100억달러 수출 전략은
▲77년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100억달러였다. 농식품으로 100억달러 수출하면 대단한 성과다. 현재 우리 농식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2위가 중국, 3위가 미국이다. 100억달러 수출하려면 인근 나라인 일본 중국 시장을 두드리는 수 밖에 없다. 중국 농산물 수입 규모가 한 해 760억달러나 된다. 우리나라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곳이 수출시장의 허브가 될 수 있다.



김재수 사장은..


배춧값을 베는 검객 "진짜 칼은 온라인이다"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54)은 경북 영양 출신으로 경북고를 거쳐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와 미국 미시건주립대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땄다.


1977년 행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농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후 34년 동안 줄곧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근무해 온 농정전문가다. 농림부 시장과장, 국제협력과장, 유통정책과장, 농업정책과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00년 농산물유통국장으로 고위공무원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주미대사관 참사관, 농업연수원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을 거쳐 2008년엔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컴백했다. 2009년엔 농촌진흥청장, 1년 뒤인 2010년부터는 농식품부 제1차관직을 맡아오다 지난 7월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3개월간 쉬다가 지난 10월 aT 사장에 취임했다.




정리 = 고형광 기자 kohk0101@
사진 = 양지웅 기자 yangdo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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