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올해 하반기 아시아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 부채위기 등 투자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가 중국ㆍ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린 것이 주된 원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기업을 공개하기로 예정했던 기업들이 일정을 내년으로 미룬 채 시장을 관망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28일 소개했다.
IPO를 계획했던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투자 환경 악화로 대기업마저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서 상장되자 차라리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려 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조지 파베이 팀장은 "성장과 투자가 필요한 아시아 지역에는 대규모 자금이 요구된다"면서 "그러나 주식 발행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주식 가격의 차이가 너무 커서 시장에 내놓지 않고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100억 달러(약 11조6000억원)를 조달한 세계 최대 원자재 공급업체 글렌코어 인터내셔널과 중화권 최대 재벌인 리카싱이 이끄는 허치슨왐포아의 항만 사업부 '허치슨포트홀딩스트러스트'가 올해 최대의 IPO 규모를 기록했지만 확보한 자본은 예상에서 25% 이상 밑돌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주얼리 체인업체인 저우타푸도 지난 9일 홍콩 증시 IPO를 통해 당초 계획했던 28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20억 달러를 조달했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의 폴린 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IPO에 참가하려 할 때 기업의 적정 밸류에이션과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평가하게 된다"면서 "올해 IPO를 단행한 많은 기업이 이 두 가지를 갖추지 못해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은 시장 변동성이 심했던 올해 하반기 아시아 지역에서 254억 달러 가치의 146개 기업이 IPO를 미뤘다고 밝혔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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