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22일 대법원이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패널인 정봉주(51) 전 민주당 의원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1년의 원심을 확정하자 즉각 반발했다.
2007년 대선 당시 BBK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과 김현미, 서혜석, 정성호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봉주 전 의원이 유죄라면 BBK사건이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우리 모두 유죄”라며 “그러나 가장 분명하게 BBK에 대해 진실된 답을 준 사람은 ‘BBK를 내가 설립했다’는 동영상을 남긴 그 분으로, 정 전 의원이 감옥을 가야 한다면 그렇게 말한 분도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역대 가장 큰 표 차이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상대 후보 진영에 대해 가장 치졸하고 용렬한 정치 보복을 자행해왔다"며 "그러나 BBK 진실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 민주당 BBK팀은 이명박 정권이 끝나더라도 BBK 진실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판결 당일인 오후 5시까지 정 전 의원을 소환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들은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며, 명백한 정치 탄압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우윤근 법사위원장을 통해 검찰에 소환 연기를 요청했다.
오종식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실형 확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아직 BBK와 관련한 실체적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고 온갖 의혹이 현재진행형인데 대법원이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 정치인에 대해 법의 형평과 잣대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번 판결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은 정 전 의원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정 전 의원의 뜻을 살려 BBK의 온전한 뜻이 드러날 때까지 거짓과의 싸움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 직후 정론관을 다시 찾아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은 진실을 구속하는 것"이라며 "구속된 진실은 언제든 분명히 새로운 진실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성토했다.
통합진보당 우위영 대변인도 "심각한 정치재판으로 대법원이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포기하고 말았다"면서 "'나는 꼼수다' 등을 통한 정봉주 의원의 입을 막는 것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한결 같은 바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판결의 결과는 정치적 편향 논란을 결코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정 전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해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정 전 의원은 앞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김승미 기자 askme@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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