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경영전략회의 내년으로 연기…"불확실한 경영상황 탓"
컨테이너 운임 15~40% 하락·BDI도 손익분기점 못미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내 대표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매년 연말에 진행해온 경영전략회의를 내년 초로 미뤘다. 해운시황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유럽 재정위기 등 각종 글로벌 경영변수가 산재해 있어 내년도 사업방향 결정에 더욱 신중함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내달 11일부터 3일간 국내외 법인장과 임원, 팀장 등 실무진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실시한다. 한진해운 또한 비슷한 시기에 지역본부장 회의를 개최한다. 양사 모두 평년 대비 한 달여 늦은 시기다. 이를 위해 미주법인 등 해외 법인장을 비롯해 해외 영업지점에서 근무 중인 임원 및 주재원들이 일시 귀국한다.
각사 회의는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과 이석희 현대상선 사장이 주재한다. 올해 사업실적 검토와 함께 내년도 핵심사업 방향, 글로벌 경기 대응 전략 등이 주요 논의 내용이다. 양사는 매년 12월께 이 같은 전략 회의를 통해 다음연도 사업계획을 수립해왔으나 올해는 특별히 개최 시기를 1월로 늦췄다.
이석희 현대상선 사장은 “경영상황이 불확실하다보니 조금이라도 뚜렷한 상황에서 하기 위해 1월로 미뤘다”며 “내년에는 해운시황이 좋아져야할 텐데 내다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해의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를 한 달여 늦춘 것은 최근 불확실한 경영상황 속에서 해운사들의 고민이 더욱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근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노선별로 전년 동기 대비 15~40% 이상 떨어진 상태다. 벌크선 운임지수(BDI) 또한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2000포인트 아래를 맴돌고 있다.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은 “회의에서 논의될 내년 최우선 과제는 당연히 흑자전환”이라고 말했다.
양사 모두 내년도 선박발주 계획은 없는 상태다. 앞서 발주한 선박이 내년부터 잇따라 인도되는데다 해운시황이 공급과잉에 직면해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사장은 “내년도 선박 발주는 어려울 것”이라며 “물론 좋은 조건에 선박이 나온다면
위기가 기회'인 만큼 발주할 의향이야 있지만, 특별히 세운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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