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최고령(94세)이었던 박서운 할머니가 타국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대표 정미향, 이하 정대협)는 여성가족부를 통해 중국 지린성 훈춘시에 살던 박 할머니가 지난 4일 현지에서 세상을 떠난 것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1917년 부산에서 10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937년께 훈춘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소에서 4개월간 강제로 위안부 생활을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병에 걸려 위안소에서 쫓겨난 뒤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 훈춘에서 살아왔다.
박 할머니는 1994년 중국에서 정대협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요즘도 내가 어쩌다 혼자 떨어져서 이렇게 됐나 하고 울다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할머니의 별세로 현재 정부에서 확인된 위안부 피해자 234명 가운데 생존자는 64명으로 줄었다. 올해에만 15명이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정대협 관계자는 "박 할머니의 쓸쓸한 죽음을 잊지않기 위한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며 14일로 1000회를 맞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바로 그 행사장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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