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노트북 제조업체들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울트라북 신제품을 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텔이 울트라북의 '기준'으로 제시한 1000달러대를 훌쩍 상회하는 가격이어서 시장에 안착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월 울트라북을 최초로 공개한 아수스를 비롯해 레노버, 에이서도 국내에 울트라북을 출시했다. 도시바 역시 최근 13인치 울트라북 '포테제 X830'을 내놨다. LG전자도 13.3인치 크기의 '엑스노트 Z330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와 HP는 이달 중순 울트라북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당초 울트라북의 본격적 출시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말 대목을 노린 업체들이 출시 시기를 일제히 앞당긴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울트라북의 성공 여부를 '미지수'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울트라북은 인텔이 새롭게 제시한 노트북 플랫폼으로 인텔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춘 규격의 노트북들을 가리킨다. 기존의 넷북 등에 탑재하던 저전력 프로세서가 아닌 일반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두께 20mm, 무게 1.4kg 이하의 가볍고 얇은 노트북이다. 특히 가격대를 기존의 프리미엄급 초슬림 노트북보다 훨씬 저렴한 1000달러선으로 제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업체가 울트라북 신제품에 1000달러를 상회하는 가격을 책정하며 기대가 빗나갔다. 국내에서 울트라북은 대부분 140만원대부터 시작하고, 비싼 경우는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LG전자는 울트라북 가격대를 최고 260만원으로 잡았다. 기존의 프리미엄급 노트북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일찍 울트라북을 출시했던 대만 업체들도 가격 때문에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업계는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돼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 울트라북의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고사양으로 마진율 높은 프리미엄급 제품을 내놓으며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급률이 올라갈수록 더 저렴한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내년 초 인텔이 울트라북을 겨냥해 내놓을 2세대 프로세서 후속 모델인 '아이비브릿지' 등이 출시되고 부품가격이 떨어지면 인하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2분기부터는 가격대가 정비될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이르다"고 내다봤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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