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송으로 옮긴 뒤 2명 숨져…11월 부산서 근무지 옮긴 뒤 승진 등 스트레스, 6일엔 금전관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이 10일 새 2명이나 자살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서 충북 오송으로 옮긴 뒤 벌어진 일이라 청내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6일 오전 충북 청원군 강외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5층짜리 A실험동 뒤편 보도블록에 이 기관 소속 연구원 장모(40)씨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 김모(58)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청소를 하는데 한 남자가 피를 흘린 채 엎드려 있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119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장씨는 이미 숨져 있었다.
경찰은 건물 옥상에서 장씨의 안경과 지갑, ‘지인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괴롭다. 아내가 해결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했다. 경찰은 투신자살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조사 중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장씨는 평소 성격이 좋아 직원들과 잘 어울려 동료직원들이 장씨의 고민을 잘 몰랐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4일엔 부산의 한 상가 건물 사이에서 식약청 김모(5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상가 건물 3층 또는 4층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청 대변인실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 14일께 명예퇴직 신청을 하면서 연가를 내 부산으로 내려와 16일에 중구의 한 병원에 속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입원했다.
이틀 뒤인 18일 퇴원한 김씨는 그 길로 연락이 끊겼고 가족들은 다음날 김씨의 실종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평소 직장에서 승진 문제로 스트레스에 시달린데다 최근엔 근무지마저 부산에서 충북 청원으로 바뀌며 우울증까지 앓았다.
2명의 직원이 목숨을 잃자 식약청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식약청의 한 직원은 “오송 이전 뒤 직원이 목숨을 잃는 등 애석한 일이 잇따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청은 사건이 마무리된 뒤 직원들에게 자살예방교육을 하기로 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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