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설문조사 66% "경영 활동 중에 가격 규제 경험"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의 가격 결정 자유도가 OECD 39개국 중 34위인 조사됐다. 또한 기업 10곳 중 7곳은 정부로부터 가격 규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상위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66%는 "경영 활동 중에 가격규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반면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이 자유롭다(가격결정시 기업의견 반영도 80% 이상)고 응답한 경우는 9%에 불과했다.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낮다고 응답한 기업들(기업 의견 반영도 60% 미만) 중 69%는 그 원인이 가격 규제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경련은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 가격규제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정부의 규제는 대부분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목적에서 시행되지만 실제로는 물가 안정에 큰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기업은 가격규제로 인해 신제품에 대한 투자나 R&D 등 장기적인 투자와 제품 공급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의료수가나 약가의 경우 지나치게 낮은 가격 설정은 신약개발이나 도입의 기피, 수술기피를 불러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일부 자연독점적인 영역 등 국가의 관리가 필요한 영역을 제외한 부분에서의 가격규제는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경련은 "2008년 OECD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가격규제 순위는 39개국 중 34위로 사회주의적 역사를 가진 중국과 러시아, 종교적 성격이 강한 이스라엘 등 5개국만이 한국보다 규제 정도가 강하다"며 "특히 체코의 경우 한국 대비 국가GDP가 19.3%에 불과하고 공산주의 정권 하에 있었던 국가인데도 가격결정 자유도가 11위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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