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SK그룹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의혹과 관련해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48)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마친 검찰이 이르면 다음 주 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51)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최 부회장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불러 장장 16시간에 이르는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출두한 최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전한 뒤 조사를 마친 2일 새벽 2시께 말없이 귀가했다.
검찰은 최 부회장을 상대로 SK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투자금을 빼내 최 회장의 선물투자에 사용토록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최 부회장은 “SK 계열사들이 베넥스에 투자한 것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며 친분이 있는 사람을 통해 개인적으로 자금거래를 한 사실은 있지만 베넥스 투자금을 빼내 선물투자에 사용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SK그룹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돈세탁을 거쳐 빼돌려 선물투자에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은 또 선물투자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만회하고자 투자금을 유용한 과정을 주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은 또 차명으로 보유한 컨설팅업체 아이에프지의 주식을 액면가의 700배로 베넥스에 넘겨 230억원을 마련하고 이 중 180억원을 선물투자에 사용케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주식은 중소기업청의 지적으로 차명주주가 되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애초의 매각대금이 투자에 사용된 것만으로도 횡령·배임을 구성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그간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이날 최 부회장에 대한 조사결과를 더해 이르면 오늘 늦어도 다음 주 초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막대한 금액이 오갔을 뿐더러 자금흐름의 정점에 놓인 최 회장이 투자금의 유용과정을 알고 있었으리라 보고 소환시기를 검토 중이다. 자금세탁 및 유용의 중간고리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홍 베넥스 대표(45·구속)가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과의 개인적인 금전거래라고 주장하고 나서 자칫 최 부회장 선에서 꼬리가 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베넥스 전·현직 임원들의 입을 통해 “선물투자를 위한 회삿돈 횡령에 최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이 잇따른 만큼 검찰은 일단 불러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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