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자금 앞세워 특급이벤트 속속 신설, '쩐의 전쟁' 확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중국이 미국과 유럽에 이어 '제3의 골프신대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빅스타들을 안방으로 불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레이크말라렌마스터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유러피언(EPGA)투어 대회가 아니지만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ㆍ사진)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헌터 메이헌(미국) 등 출전 선수 면면이 화려했다.
물론 '돈 잔치'가 동력이 됐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 젠스는 불과 30명이 출전한 이 대회 총상금으로 500만 달러를 책정했고, 매킬로이는 무려 200만 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대회를 개최하는데 2000만 달러를 썼지만 내년에는 총상금을 800만 달러로 더 올리겠다고 계획이다.
PGA투어 평균 총상금이 500~ 600만 달러, 메이저대회가 750만 달러인 점에 비추어 엄청난 상금 규모다. 홍콩에 기반을 둔 부동산업체 수이 온 랜드는 이에 앞서 매킬로이와 웨스트우드, 이안 폴터(잉글랜드) 등을 초청해 상하이에서 마카오까지 7개 도시, 8개 코스를 순회하는 특급이벤트도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당연히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일정이 비슷한 다른 대회를 위축시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레이크말라렌마스터스는 실제 EPGA투어 HSBC챔피언스 1주일 전에 치러져 EPGA투어 관계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월드컵골프 스폰서를 맡은 테니엘 추 미션힐스골프장 소유주는 최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부적절한 돈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면서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상금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곁들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