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한나라당이 단독 예산안 처리를 시사한 가운데 민주당 예결소위위원들은 28일 여당의 단독 예산안 심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여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모든 국회 일정 전면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예결위는 엿새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을 비롯한 박기춘, 오제세, 주승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은 '사과' 한마디 없이 예산안 파행에 대한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기정 의원은 "민주당은 민생 예산을 선처리한 후 한미 FTA 처리 문제를 논의하자고 주장했으나 한나라당이 한미 FTA 단독 날치기 처리로 예산안 합의 처리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깨트렸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날치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회의에 참석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 비준안 날치기로 인해 무너진 여야간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려는 한나라당의 노력을 계수조정소위 참여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에 주승용 의원은 "한미 FTA 날치기 처리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책임자 처벌 없이 예결위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여당의 비쟁점 예산 우선 심사과 관련해 주 의원은 "예결위 첫날인 지난 21일 상임위 감액에 대해서 인정하기로 원칙으로 세웠다"면서 "국민들에게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가던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과 우연히 마주친 강기정 의원은 가벼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장윤석 의원은 "여기에 오시는 구먼. 우리는 오늘 예결위 소위원장에서 기다리기로 했다"고 먼저 말을 건냈다. 이에 강기정 의원은 "(한미FTA) 사과는 한 마디 해야지"라며 응수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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