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들 기피 현상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브라질 국채요? 이것저것 따지면 요즘엔 수익률이 2~3%정도 밖에 안 되는 데 굳이 권유할 필요 있나요. 저는 브라질 국채 안 봐요."
올해 초 인기를 모았던 브라질 국채가 환율 변동성이 심해진 뒤로는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의 약세로 환차손이 발생, 실질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금리는 11.5% 수준이다. 올해 초 12%에서 약 0.5%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수익률이다. 여기에 금융거래세, 신탁수수료 등을 떼야 하지만 그래도 수익률이 연 6%이상이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문제다. 브라질 국채를 사기 위해서는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이를 다시 헤알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친다. A 증권사 PB는 "브라질 국채는 국채 수익률 변화보다 환 변동을 더 조심해야 하는 상품"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주식보다 변동성이 더 큰데 이를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고시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687.74원까지 올랐던 헤알화 가치가 지난달 4일에는 622.92원으로까지 떨어졌다. 약 석 달만에 9.4%나 하락한 것. 이후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22일 현재 630.27원에 머물러 있다.
이런 환손실 위험을 사전에 헤지하기 곤란하다는게 문제다. B증권사의 PB는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때)통상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옵션상품으로 헤지하지만, 달러ㆍ헤알화는 변동성에 노출 시킨다"며 "헤알화 변동성까지 헤지를 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뭉칫돈을 투자하는 고액자산 고객들은 위험을 특히 꺼린다는 점도 증권사 PB들이 브라질 국채 상품을 회피하는 이유다. 해외채권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품이기는 하지만, 최근 유럽 국채 파동에서 보듯이 경우에 따라서는 자산가치가 크게 감소할 수도 있다.
C증권사 PB는 "증권사는 전문적인 투자 지식을 가진 고객이 많다"며 "PB 입장에서도 여러 위험 요소를 걷어내고, 확신이 들지 않으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환 리스크 이외에도 현지의 세금 문제 같은 정책적인 리스크도 남아있다"며 "그래서 비슷한 수익률의 국내 물가연동채권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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