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그린...바다를 향해 쏘는 쾌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국의 페블비치'는 과연 어디일까.
요즘 들어 시사이드(Sea Side)골프장이 부쩍 늘고 있다. '톡톡 튀는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간 신설골프장이 급속도로 늘면서 치열한 마케팅전쟁이 벌어지다보니 새로운 트렌드가 필요하고,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바다'라는 화두로 직결됐다. 현대의 시사이드코스는 그래서 예전처럼, 그저 바다가 보이는 시뷰(Sea View)가 아니다. 아예 페어웨이가 바로 바다와 인접한 명실상부한 시사이드라는 점이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 바다야, 코스야 '아일랜드리조트'=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곳이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조성중인 아일랜드리조트다. 18홀이 이미 완공돼 내년 3월 그랜드오픈을 서두르고 있고, 나머지 9홀과 클럽하우스 공사가 한창이다. 부지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27개 전체 홀에서 서해바다와 갯벌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을 설계한 데이비드 데일이 "시사이드가 아니라 시서라운드(Sea Surround)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바다를 향해 호쾌한 드라이브 샷을 날리면서 해송, 바닷새들과 함께 라운드를 즐기다 저녁 무렵 서해의 붉은 낙조를 만나는 게 백미다. 해양성 기후가 동절기 눈과 추위를 녹여 사계절골프장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데일의 작품답게 물론 코스는 전략적으로 구성됐다. 때로는 장타, 때로는 벙커와 해저드 등 장해물을 우회하는 현명함이 적절하게 조합돼야만 스코어를 지킬 수 있다.
약 4000평에 육박하는 클럽하우스 역시 조망용 창문에 포커스를 맞췄다. 멀리 메추리섬과 구봉도에 생길 국제해양레저단지가 조성되면 바다 위 수 십대의 요트를 보면서 맥주잔을 기울일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아타미 준이 설계한 '빛과 물의 교회'도 명물로 등장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가깝다는 게 특히 강점이다. 현재 1차 회원(3억원)을 모집하고 있다. 월 2회 주말부킹이 보장되고, 세계적인 골프장 운영회사 트룬골프의 203개 골프장에서 준회원대우를 해 준다.
▲ 우리가 원조 '해남 파인비치'= 시사이드코스의 원조는 사실상 전남 해남 파인비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걸어서는 더 이상 앞으로 갈수 없는, 한반도의 최남단 끝이라는 각별한 의미도 더했다. 바로 이곳의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절묘하게 만들어졌다. 당연히 18홀 전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9개 홀은 아예 해안선을 따라 홀이 이어져 있다. 라운드를 하다보면 바닷물이 코스로 밀려들어올 것 같은 분위기다.
게리 로저 베어드의 디자인에 데이비드 데일의 조경이 가미됐다. 멀리 바다를 넘어 그린에 안착시켜야 하는 비치코스 6번홀(파3)이 백미다. 215m에 달하는 전장 때문에 앞바람이 불면 드라이브 샷으로도 '온 그린'이 어렵다. 라운드 도중 제주를 오가는 유람선을 만나는 짭짤한 즐거움도 있다. 골프장측은 18번홀 아래 요트계류장에 프랑스의 쌍동선 요트를 띄워 선상파티와 다도해유람, 갈치낚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별천지'를 꾸몄다.
파인비치에 이어 충남 태안의 한화 골든베이 골프&리조트가 개장하면서 '시사이드 경쟁'의 본격적인 포문이 열렸다. '태안 8경'으로 유명한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옛날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의 설계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탈리아 투스카니풍의 오션코스와 남성적인 마운틴 코스, 목가적인 분위기의 밸리코스 등으로 세분해 독특한 유러피언스타일을 구축했다.
경남 거제도 드비치도 '영남의 페블비치'로 주목받고 있다. 10개 홀이 바다와 공간을 공유하고 있고, 파3홀은 4개 모두 바다를 향해 공을 날려야 할 정도다. 거제도와 부산을 연결하는 8.2km의 거가대교 개통으로 교통도 좋아졌다. 전남개발공사가 여수 대경도에 건설 중인 여수 경도 골프&리조트는 섬 전체를 27홀 규모의 골프코스와 호텔 등 리조트로 만들고 있어 기대치를 더욱 부풀리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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