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쳐다본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김경태(25)의 상금액 차이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상금왕 도널드가 번 돈은 약 670만 달러(한화 약 75억원),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상금왕 김경태의 4억5000만원 보다 무려 16배가 넘는다. 김경태의 상금은 PGA투어로 따지면 투어 카드도 보장되지 않는 상금랭킹 150위권 수준이다. 물론 김경태가 일본을 주 무대로 활약하고 있지만 도널드 역시 유러피언(EPGA)투어가 메카다.
너나할 것 없이 '아메리칸 드림'에 도전하는 까닭이다. 최경주(41ㆍSK텔레콤)와 양용은(39ㆍKB금융그룹), 위창수(39)가 터를 잡으면서 루키들의 도전도 그만큼 거세다. 올해는 강성훈(24)이 루키로 합류해 내년도 투어카드를 확보했고, 김비오(21ㆍ넥슨)는 카드를 상실해 다시 퀄리파잉(Q)스쿨에 도전한다.
오는 12월 PGA투어 Q스쿨에는 김비오와 함께 그동안 EPGA투어에서 경험을 축적한 '아이돌스타'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과 올해 일본에 진출해 상금왕이 확실시 되고 있는 배상문(25ㆍ우리투자증권)까지 가세했다. 김경태는 세계랭킹 24위 자격으로 4대 메이저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등을 통해 PGA투어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PGA투어의 상금 규모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38개 정규대회와 플레이오프격인 페덱스컵 시리즈, 하위랭커들의 가을시리즈까지 무려 3억 달러(한화 약 3342억원)의 '돈 잔치'다. 대회 평균 500만 달러, 4대 메이저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는 850만 달러까지 올라가고,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950만 달러나 된다. 물론 페덱스컵 포인트랭킹 1위에게 주는 10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보너스는 별도다.
KGT는 반면 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을 제외하면 16개 대회에 총상금이 불과 97억원이다. 최경주가 우승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총상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최고상금이 간신히 10억원, 3억원짜리 대회도 5개나 됐다. 선수들이 일본으로 건너가고, 다시 미국을 꿈꾸는 까닭이다.
선수들에게는 물론 상금이 전부는 아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정상에 오르면 당연히 더 큰 무대에 도전하는 게 승부의 세계이기도 하다. 김비오는 지난해 KGT에서 신인왕 등 3관왕에 등극한 뒤 곧바로 Q스쿨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모든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PGA투어 정상에 서는 것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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