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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과열된 파생상품시장, 냉각조치 시급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국내 파생금융상품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팽창해 올해 연간 거래대금이 3경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지수선물, 옵션, 달러선물, 주식워런트증권 등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장내 파생상품 거래대금과 주식, 금리, 통화, 신용 등과 연계된 장외 파생상품 거래대금이 각각 1경500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3경원이라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30배, 정부예산의 10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장내 파생상품만 놓고 보면 이미 지난해에 거래량이 37억 5200만 계약에 이르러 한국거래소가 전 세계 거래소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독일 거래소의 거래량은 18억 9700만 계약으로 한국거래소의 절반에 머물렀다. 전 세계에서 국민소득 총액은 10위권 밖, 1인당 국민소득(구매력평가 기준)은 20위권 밖에 있는 우리나라가 파생상품 거래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것은 기형적 현상이다.

이는 스캘퍼(초단타매매자)의 거래가 많아서 그렇다는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파생상품 관련 통계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원인진단은 어렵지만 국내와 국외, 개인과 기업을 막론하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들이 국내 파생상품 시장을 손쉬운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파생상품 거래가 연평균 20% 이상의 폭증세를 보인 것이다.


파생상품 거래가 과다하면 주식, 채권, 외환 등이 거래되는 현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파생상품 시장에 탈이 나면 곧바로 금융시장과 경제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금융회사는 물론 실물기업 중에도 파생상품에 섣불리 손을 댔다가 잘못되어 파산지경에 이른 경우가 많다. 2008년의 키코(KIKO) 사태로 수많은 중소ㆍ중견기업이 피해를 입은 것과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선물투자를 했다가 1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은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금융감독원이 파생상품 시장을 전면적으로 손질하기 위해 실태점검에 나섰다고 한다. 늦은 감은 있으나 이제라도 서둘러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적절한 규제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 방향은 당연히 과도한 투기성 억제, 개인투자자 보호, 리스크 파급 차단 등에 맞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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