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제약업계 불황의 골이 깊다. 상장 제약사 10개 중 6곳의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소형 제약사가 더 고전하는 모습이다.
14일 각 제약업체가 공시한 3분기 보고서(3월 결산사는 2분기)에 따르면, 52개 상장 제약사의 영업이익은 총 265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8.0%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이 30개, 증가한 곳은 22개였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업체도 5개나 나왔다.
매출액은 다소 증가해 외형 성장세는 유지했다. 52개 업체의 매출액은 총 2조 6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회사 규모별로 보면, 상위 10대 제약사들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이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3%, 8.7% 늘었다.
하지만 이런 실적은 녹십자 1개 회사의 높은 성장률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녹십자의 3분기 매출액은 22.0%, 영업이익은 26.7% 증가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9개 제약사의 매출액은 7.3%, 영업이익은 3.2% 증가에 그쳤다.
10대 제약사 중 영업이익이 감소한 업체는 동아제약(-14.9%), 대웅제약(-11.0%), 유한양행(-36.5%), 한독약품(-44.5%) 등 4곳이다.
중소 제약사 42곳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출액은 1.1% 증가해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27.5% 감소했다. 순이익도 24.5% 줄었다.
이런 추세는 불과 1년전과 비교해 크게 바뀐 것이다. 지난해 불법영업 규제가 심해지며 상위 제약사들이 '몸사리기'에 들어간 동안 중소제약사들은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당시 중소 제약사들이 '선불'과 같은 개념으로 리베이트를 많이 제공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리베이트 '약발'이 차츰 떨어지며 실적 악화가 현실화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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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상황이 또 다시 바뀔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가 크게 떨어지는 내년부터는 회사 규모보다 사업영역에 따라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4월부터 보험약가를 평균 14% 정도 인하한다. 보험의약품 분야에 주력해온 제약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백신 등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 한 업체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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