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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서사의 빠른 봉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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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서사의 빠른 봉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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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1-2회 연속방영 월-화 KBS2 밤 9시 55분
성공에 집착하는 젊은 의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라는 점에서 <브레인>은 방영 이전부터 MBC <하얀 거탑>과 비교되곤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본 <브레인>은 예상보다 더 직관적이었다. 각자의 정치적 계산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던 <하얀 거탑>과는 달리 <브레인>은 제 뜻을 유리구슬처럼 투명하게 드러내놓은 인물들로 가득하다. 장준혁(김명민)이 때에 따라 발톱을 감추기도 하는 인물이었다면, 이강훈(신하균)은 라이벌 서준석(조동혁)에게 돈으로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지 말라는 뉘앙스의 독설도 주저 없이 내뱉는 인물이다. 극이 초반부터 인물들의 성격을 직선적으로 보여준 덕에, 보는 이들 또한 별다른 추리나 몰입을 강요 받지 않고도 구도와 배경, 인물들 간의 갈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장점이기만 할까. <브레인>의 캐릭터들은 성격을 과하게 강조한 나머지 단순하고 평면적인 인물들이 되었다. 아첨만 일삼는 양범준(곽승남), 줄타기에 열중하는 고재학(이성민) 등의 조역들은 보다 보면 다음 대사까지 예측이 될 지경이고, ‘욕망의 화신’이라는 주인공 강훈 또한 오만하고 까칠한 면모만 강조되는 통에 섬세한 감정 변화를 줘야 할 대목들을 놓쳤다. 수술실에 난입해 까마득한 선배 김상철(정진영) 앞에서 자기 진단이 옳았노라 강변하는 강훈은 성공지향적 인물인가, 아니면 단순한 에고 덩어리인가? 상황이 이러니 극의 전개는 설명조의 대사를, 서스펜스는 고어하게 재현된 수술 장면을 통해서 간신히 확보됐다. 연출이나 연기가 제 역할을 할 여지가 줄어든 것이다. 제작진은 극의 설득력을 위해 수술 장면의 리얼리티에 신경 썼다고 말했지만, 아무리 빼어난 디테일도 탄탄한 서사가 없으면 빛이 바래는 법이다. 극의 초입, 강훈은 수술 중 동맥류 파열을 일으켜 환자를 위험에 빠뜨렸지만 이내 지혈에 성공해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제작진은 과연 초반에 드러난 약점을 잘 수습할 수 있을까.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완성해 줄 시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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