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탈리아 사태와 관련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동결 결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재는 "우리 경제의 익스포져(위험노출)에서 이탈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자본시장이 대외 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간접적인 효과는 이보다 클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과거보다는 자금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자본유출입 규제 등 거시건전성 강화 정책, 일본, 중국 등과의 통화스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이탈리아 문제가 프랑스 등 전 유럽으로 전이될 가능성인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럽은행들의 디레버리징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정상화에 대해서는 "결정 조건, 시기 등을 사전에 못 박지 않는다"면서도 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만성화 조짐을 보이거나 국제 금융시장 안정, 국내 경제의 견실한 성장 등이 바탕이 되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 총재는 "국제 환경은 같지만 각 나라마다 경제환경은 다르다"며 "최근 금리를 내린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우리보다 금리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자원 수출국으로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변수간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으며 금리인하 논의는 없었다.
김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역할과 책무가 바뀌고 있다"며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안정에도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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