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건설채굴장비 생산업체인 미국의 캐터필러가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해 있는 중국 광산장비업체 ERA 마이닝 머시너리 인수를 통해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캐터필러가 ERA를 최대 69억홍콩달러(약 8억8700만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캐터필러는 ERA 인수 대금으로 주당 88홍콩센트를 현금 지급하거나 향후 주당 0.75~1.15홍콩달러로 바꿀 수 있는 차용증서(IOU)를 발행할 계획이다. 캐터필러가 주당 88홍콩센트에 ERA를 인수할 경우 ERA 최근 주식시장 거래가 66센트에 33%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 된다.
캐터필러는 ERA과 인수 협상을 마무리 했으며 중국 정부의 승인을 남겨 두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규제법'이 승인 여부의 최대 변수다.
캐터필러가 높은 가격에 ERA를 인수하려는 것은 앞으로 중국의 광산 장비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중국 시장의 점유율과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ERA는 중국 석탄 광산 채굴기계 제조 업체로 지하 광산용 유압 지붕 지지대를 만드는 중국 내 '빅3' 업체로 꼽히고 있다. 지난 1~6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86% 증가했고 순이익은 2090만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캐터필러는 세계 건설채굴장비 수요의 절반이 나오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일본 고마츠와 중국 산이중공업 등 해외 경쟁사에 중국 시장 점유율이 밀리고 있다. 굴착기 제품의 경우 캐터필러의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7%에 불과해 고마츠(15%), 산이중공업(9%) 보다 낮았다.
캐터필러의 리차드 라빈 회장은 지난달 "그동안 중국 건설 장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과소평가 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캐터필러는 최근 광산 채굴 장비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속 가격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현금을 많이 비축해 놓은 광산업계가 투자를 확대하면 광산 채굴 장비 수요가 늘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캐터필러는 지난 7월 광산장비업체인 부사이러스 인터내셔널을 88억달러에 인수했는데 캐터필러 3분기 전체 매출증가의 절반 가량을 담당할 정도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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