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율 70% 지키고, 어려운 단어 빼고 지문길이 줄여 체감난이도↓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지난해 수능부터 6ㆍ9월 모의평가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어려웠던 외국어영역은 올해 수능에서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 외국어영역 총 50문제 중 35문제가 연계돼 연계율 70%는 정확하게 지켜졌다.
듣기문제는 17문항 중 16개가 연계돼 90%가 넘는 연계율을 보였다. 내용은 일상 소재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고 EBS교재 스크립트보다 분량을 줄여 쉽게 출제됐다.
어휘문제인 32번은 EBS 수능특강에 나왔던 문제 거의 그대로 출제됐으며, 33번 문제는 EBS 수능특강에 나왔던 문제에서 어려운 어휘는 아예 빼거나 쉬운 단어로 대체해 출제됐다. 'Muff'(방한용 토시)는 'Scarf'(스카프)로, 'Emblazoned(화려하게 꾸며진)'은 'Written'(쓰여진)으로 바뀌었고, 기존 제시문 중간에 들어갔던 'Gauzy'(얇게 비치는)라는 단어는 아예 사라졌다.
EBS 외국어영역 수능강사인 이아영 한광여고 교사는 "한 번이라도 제대로 문제를 풀어본 학생이라면 쉽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체감연계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똑같은 지문을 사용하되 문제유형을 바꾸는 문제변형방식은 올해 수능에서도 여전했지만, 지문의 길이를 줄여 학생들이 문제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가운데 변별력을 고려한 난도 높은 문제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어법문제인 21번 문제의 경우 EBS 수능특강에서 연계됐으나 전치사, 관계대명사, 도치, 일치 등의 문법이 총동원된 복합적 유형으로 출제됐다. 오세종 인일여고 교사는 "연계문제라 하더라도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고난도였을 것"이라며 "이 문제가 최상위권을 가늠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외에도 만점자를 결정지을 문제들로 26번과 30번 빈칸추론유형 문제를 꼽았다. EBS교재 지문이 연계돼 익숙한 듯 보이지만, 상당한 독해력과 시간소요가 필요한 문형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외국어영역의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 수능(0.21%) 이후 6월 모의평가(0.72%)와 9월 모의평가(0.32%)에 이르기까지 다른 영역에 비해 줄곧 낮게 유지돼 왔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작년 수능보다 매우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쉬운 것 같다"며 "만점자 비율 1%를 맞추려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을 것 같다"며 "1등급 컷이 2~3점 정도 올라 95~97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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