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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금융 CEO의 가벼운 입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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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한마디의 말이 만리장성을 쌓기도 하고 수십년 공든 탑을 일거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설화(舌禍)가 일으키는 파장은 특히 정치권에 흔하다. 어떤 국회의원은 여성, 그것도 특정 직업군을 비하하는 말 한마디로 정치생명이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고, 얼마전 여당 대표는 민심을 거스른 언행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한순간에 조롱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걸그룹 '소녀시대'를 두고 '쭉쭉 빵빵'이란 표현을 썼다가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는 한 최고경영자 조찬에서 "춘향전은 변 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이야기"라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허먼 케인은 솔직한 화법으로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끌었지만 역시 말실수가 잦다. 무지에서 비롯됐건, 상황판단을 잘못한 탓이건 일단 한번 뱉은 말은 주어 담을 수 없다. 당사자는 실수 또는 해석의 오류라고 강변하지만 대중은 그의 말한마디에서 평소 생각이나 수준, 품격을 가늠하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도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곤 한다. 다른 게 있다면 정치는 표가 걸려있지만 금융에서는 돈이 걸려 있다는 점. 한 금융단체의 CEO는 폭언과 '저렴한' 언행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기자들이 그 회사 직원을 만나면 첫 인사가 "힘드시죠"라는 안부다. 과거 그 CEO가 근무하다 퇴임한 직장에서 부하 직원들이 회식을 하면서 만세삼창을 외쳤다는 다소 과장된 일화까지 전해지고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재직 시절 "다른 기업을 인수하면서 은행돈으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재정부에서는 말실수라고 해명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산업은행장 자격으로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연임을 노리고 있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6월 전산사고 사과 기자회견에서 책임회피성 발언과 임직원들에 대한 호통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CEO가 설익은 상태에서 말을 꺼내 일을 그르치거나 영업 전략이나 비밀을 노출시켜 낭패를 자초하는 사례도 흔하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독일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인수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가 곤란을 겪고 있다. 사실이라면 피인수를 요청했던 코메르츠은행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다. KB금융 측에서는 부랴부랴 해석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 은행 M&A도 딜(deal)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대상과 수치가 알려진다면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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