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올림푸스는 지난 2008년 영국 의료기기 제조업체 자이러스 인수 당시 과도한 자문수수료가 지급된 것과 관련해 “인수 당시 수수료를 전용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림푸스는 이날 도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 1990년대부터 유가증권 투자 등에서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후 손실 계상을 미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논란이 됐던 자이러스 인수 당시 자문사에 지급한 보상이나 우선주 환매 수익, 일본 내 중소업체 3곳의 인수자금 등은 투자펀드 여러 개를 통해 잠재적 손실비용을 메우는 데 쓰였다고 밝혔다.
올림푸스는 제3자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카야마 슈이치 올림푸스 사장이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자세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올림푸스는 지난달 14일 마이클 C. 우드포드 사장을 해임 조치했다. 올림푸스 측은 경영 노선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라고 밝혔으나 우드포드 전 사장은 지난 2008년 올림푸스가 영국 의료기기업체 자이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문사에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비용이 책정되는 등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사라진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문제제기했다가 부당하게 보복성 해임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올림푸스의 주가는 절반 이상 폭락했고 급기야 26일에는 기쿠가와 쯔요시 회장 겸 사장이 사퇴했다. 주주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지난주 올림푸스는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독립위원회를 구성할 것임을 약속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에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도쿄주식시장에서 올림푸스의 주가는 오전 9시50분 현재 일일 가격변동제한폭인 29%까지 폭락해 1974년 이후 37년만에 최대 일일 손실을 기록했다.
올림푸스의 2위 주주인 해리스어소시에이츠의 데이비드 해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진상이 명백히 밝혀질 때까지 조사는 계속되어야 하며, 경영진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면서 “책임자는 모두 물러나야 하며 마이클 우드포드 사장이 다시 돌아와 회사를 원상복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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