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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전북 현대와 오일 머니, 그리고 김수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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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전북 현대와 오일 머니, 그리고 김수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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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클럽 축구 경기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4만여 관중이 들어찼다. 전북 현대가 올 K리그 정규 시즌에서 1위를 차지해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해 있는데다 2011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도 진출해 2관왕 가능성을 안고 있어 '전주성'을 찾은 홈 팬들의 열기는 월드컵을 뺨칠 정도였다.

그러나 전북 현대는 이날 단판으로 치러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져 K리그 클럽의 3년 연속 아시아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2009년과 지난해에는 포항 스틸러스와 성남 일화가 우승했다. 전북 현대로서는 2006년 대회 이후 5년만의 정상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 우승했으면 다음 달 8일부터 18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2011년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에서 FC 바르셀로나(유럽 연맹), 산토스(남미 연맹), 몬테레이(북중미 연맹) 등 세계적인 수준의 클럽들과 기량을 겨뤄 볼 수 있었기에 승부차기 패배가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전북 현대가 우승을 놓친 과정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일이 있다. 결승전에 앞서 지난 달 열린 수원 삼성과 알 사드의 난투극과 이에 따른 징계 내용이다.


AFC는 지난달 1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알 사드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벌어진 난투극과 관련해 수원의 고종수 코치와 스테보, 알 사드의 수하일 사베르 알리 GK 코치에게 6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관중을 때려 난투극의 도화선이 된 알 사드의 압둘 카데르 케이타(코트디부아르)는 그 경기에서 받은 레드카드에 따른 1경기 출전 금지 처분만 적용돼 준결승 2차전을 건너뛰고 5일 열린 결승전에 멀쩡하게 출전했다.

AFC는 이번 징계의 범위를 4강 1차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던 선수와 코칭스태프에 대해서만 한정했다고 밝히고 관중 폭행과 관중 난입 등에 대해선 오는 24일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에 일어난 사건을 별건으로 처리한 괴상한 결정이다. 알 사드가 온전한 전력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도록 배려했다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수원 삼성은 징계의 형평성을 문제 삼아 AFC에 이의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징계 수위가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북 현대는 형평성을 잃은 AFC의 결정에 이미 피해를 봤다. AFC의 징계를 피한 케이타는 결승전에서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16분 2-1로 역전하는 골을 넣었고 후반 31분에는 전북 현대가 역습을 펼칠 때 공과 상관없이 뒷걸음질 치다 다리를 잡고 넘어져 시간을 끄는 등 맹활약(?)했다.


반격에 나선 전북은 후반 23분 김동찬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고 연이는 오버헤드 킥은 카타르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 내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아 악전고투하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이승현이 동점 헤딩 골을 넣어 어렵사리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끝내 전북 현대를 외면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축구를 비롯해 아시아 스포츠의 주도권은 오일달러를 앞세운 서아시아 나라들이 쥐고 있다. 1982년 이스라엘을 몰아내기 위해 기존의 아시아경기연맹을 해체하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를 조직한 뒤 서아시아 나라들의 입김이 아시아 스포츠에 강하게 미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후 유럽올림픽위원회 산하 49개 회원국 가운데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축구의 경우 유럽축구연맹에 들어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 축구의 중심지는 말레이시아였다. 아시아 지역의 축구 발전을 위해 1959년 출범한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의 창설 주역은 당시 AFC 회장이자 말레이시아 수상인 압둘 라만이다.


서아시아 나라들이 아시아 스포츠를 쥐고 흔드는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녀 핸드볼 아시아 지역 예선 재경기다. 핸드볼의 경우 서아시아 나라 심판들의 '장난'이 워낙 심하니까 국제핸드볼연맹이 나서서 올림픽 예선을 다시 치르도록 했지만 서아시아 나라들의 횡포를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


이쯤되면 거론되는 게 스포츠 외교력이다. 문제는 스포츠 외교력이 어느 날 갑자기 강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꾸준히 인재를 키우는 한편 이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2일 1980년대 양궁 스타 김수녕이 국제양궁연맹에서 일하기 위해 스위스 로잔으로 갔다. 두 아이의 어머니로 적어도 2년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 경기력은 세계 10강이지만 외교력은 특정인 한둘이 물러나면 졸지에 후진국 수준이 되는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김수녕에게 박수를 보낸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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