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동부증권은 4일 LG전자의 1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뒤통수를 심하게 한방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했고,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권성률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증의 '시점'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및 LG그룹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고, 당분간 악화된 투자심리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에는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면서 LG전자를 다시보자라며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런데 유상증자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하필 이 시점에 이런 결정이 나와 뒤통수를 심하게 한방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우선 신뢰성이 회복되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켜야 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는 유상증자 비율만큼 자연스럽게 하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동성 위기로 해석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지나치다'고 분석했다.
그는 "LG전자의 3분기 기준 현금은 2.75조원, 순차입금은 5.78조원, 순차입금비율은 46%로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유동성 위기 측면에서 이번 유증을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권 애널리스트는 또한 이번 유증은 LG전자의 신사업 진출 또는 M&A를 위한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는 "과거 2005년 6360억원의 유증을 실시했을 당시, PDP모듈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게 주된 이유였다"면서 "주가는 향후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으로 LG전자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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