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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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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듯 요란해진 불빛, 간결한 아름다움이 그립다

[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몇년 전만해도 크리스마스 장식은 11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조금씩 앞당겨지더니 올해는 대부분의 백화점이 11월 시작과 동시에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을 밝혔다. 어차피 하는 것,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 연말 시즌을 선점하고 볼거리도 제공하겠노라는 뜻일게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백화점 연간 매출 십분의 일 이상을 못올리면 실패라 할만큼 이 시기는 중요하다. 화려한 장식으로 시선을 잡고 더 많은 고객을 불러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백화점은 저마다 독특한 컨셉트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진행했다. 수천개의 전구로 외벽을 뒤덮거나 동화 속 주인공으로 쇼윈도를 채웠다. 삭막한 도심에 새로운 볼거리다. 이쯤되면 크리스마스 장식은 종교적 의미를 벗어나 ‘공공미술’의 새로운 영역이 라 할 수 있겠다.

11월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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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거리는 매일 화려해질 것이다. 광화문과 청계천에도 불이 켜지고, 호텔과 대형 건물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울테니까.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한 대표적 도시는 뉴욕이다. 세계 1차 대전 종전 후 침울하던 크리스마스. 1924년 메이시 백화점은 신관 오픈 기념 마케팅으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는 열어 시민의 환호를 받았다. 이 후부터 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산타클로스를 등장시킨 것이라 전해진다.


뉴욕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상품으로 손꼽힐 정도로 화려하고 멋지다. 록펠러센터 야외 스케이트장과 백화점의 예술적 감성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 장식은 영화의 단골 배경이기도하다.


깊은 경기 침체에 빠진 올 겨울 뉴욕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대립된 의견에 놓여있다. 전력을 아껴야하니 소박하게 해야 한다, 우울할수록 희망과 즐거움을 줄 수있는 장식이 필요하다는 갈림길에 섰다는 것.


분명한 건, 올해 선보인 서울 시내 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화려해졌다. '역시 멋져'라는 감탄사가 아깝지 않은 곳도 있지만 대체로 작년만 못하다. 높아질대로 높아진 눈높이 때문일까?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산만하고 조잡하다 여겨질 정도로 알록달록한 장식이 더 많아졌다.


디자인은 더할 수록 좋아지는게 아니라 더 이상 뺄 게 없을 때 매력적이다. 너무 많은 것을 펼쳐놓은 장식은 공해다. 포인트 없이 어지러운 장식으로 뒤덮인 건물은 조미료 잔뜩 넣은 식은 찌개를 맛보는 느낌이다.


호텔 중 한 곳은 몇년 째 같은 트리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다. 나무에 거는 장식품에 작은 변화를 줄 뿐이다. 요란하지 않지만 기품있는 장식을 보기 위해 연말이면 가족과 호텔을 찾아 기념촬영하는 이들이 생길 정도라고 호텔 관계자는 전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은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에게 설레임을 준다. 불켜진 전구 아래서 마음을 밝히고 포인세티아 붉은 잎을 보며 따듯한 기운을 느끼면 된다. 더 크고 더 화려해졌진 대규모 장식이 꼭 더 멋있는 건 아니다.






박지선 기자 sun072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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