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향기 씨를 왜 그렇게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기르셨나요?

시계아이콘02분 1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향기 씨를 왜 그렇게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기르셨나요?
AD


향기 씨를 왜 그렇게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기르셨나요?

세상사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없다지만, 살아보니 살 수 없는 게 있긴 있더군요. 벌써 짐작이 가시죠? 네, 그래요. 바로 사람의 마음입니다. 몸은 사서 곁에 묶어 둘 수 있을지언정 마음만큼은 돈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 아마 향기(정유미) 어머니 오현아(이미숙) 씨도 익히 알고 계시지 싶어요. 지난번 남편 노 이사장(박영규)을 향한 “그래서 딴 살림을 열두 번이나 차렸느냐”는 눈 흘김이 허투로 던지는 강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끊을 수 없는 성형 중독도 어쩌면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천금을 지니고 있어도 헛헛함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거죠. 겉보기엔 부족할 것 없는 삶이나 남몰래 평생을 애면글면 속을 끓여 왔거늘 내 속으로 낳은 딸자식까지 남자 마음 하나 못 얻어 만날 그 모양이니 열불이 나실 만도 합니다.


향기 씨를 보면 속이 안 터질 수가 없긴 해요


향기 씨를 왜 그렇게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기르셨나요? 부족한 것 없이 키워놨건만 사윗감 앞에선 쩔쩔매는 향기 씨에게 맹추 소리가 안 나오는 게 이상하죠.

남들이 휴대폰의 딸 사진을 보고 예쁘다 칭찬할 때면 “추물은 아니죠”라고 심드렁하니 답하시지만 실은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인물인데다가 성품이며 예의범절 또한 예사롭지 않은, 잘 자란 처자라는 거 어머니가 모르실 리 없지요. 그래서 생판 남인 제가 다 답답했습니다. 신혼여행 보름씩 못 간다는 것쯤은 이해 못할 것도 없어요. 아무리 업체 대표라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는데 정도 이상 폐를 끼칠 수는 없는 거니까요. 하지만 결혼 전에 친구들에게 얼굴 한번 보여주면 안 되겠느냐는 통사정을 딱 잘라 거절하는 거나, 집안 모임이며 웨딩 촬영 자리에서도 뭐 씹은 양 마뜩치 않은 표정을 하고 있는 거나, 그럼에도 괜한 트집이라며 오히려 엄마에게 핀잔을 주는 향기 양을 보면 멍텅구리, 맹추 소리가 안 나오는 게 이상하죠.


유치원 다니는 어린애가 집에 돌아와 “엄마 나는 누구누구가 좋은데 걘 내가 싫나봐. 나랑 안 놀아줘”하고 징징대며 울어도 가슴이 무너지기 마련인데 결혼을 앞둔 과년한 딸이 사윗감에게 대놓고 면박이나 당하고 있으니 얼마나 약이 오르시겠어요. 어릴 때야 아이스크림이나 장난감으로 꼬드겨 본다지만 다 큰 성인이니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하기야 지금껏 붙들어 둘 수 있었던 것도 다 모종의 사탕발림 덕인지도 모르겠네요. 에두를 것 없이 그냥 말씀드릴게요. 한 마디로 오현아 씨 사윗감 박지형(김래원)은 몹쓸 인간입니다. ‘항상 더 사랑한 사람이 죄인인 건가봐‘라는 노래 가사도 있지만 그렇다고 저 좋다는 여자 마음을 그렇게 함부로 휘둘러도 되나요. 그간 해바라기하는 향기 양에게 상처를 주기 어려워 차마 뿌리치지 못한다는 모양새를 고수해온 것 같은데요. 그게 다 앞뒤 잴 만큼 재본 요량이라 나쁘다는 거예요. 도리 때문이라는 변명을 앞세우지만 실은 따님 입장을 고려해서가 아니라 다 본인에게 여러모로 이익이다 싶어 딱히 거부를 하지 않았지 싶어서 말이죠.


자식 농사가 역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지 싶어요


향기 씨를 왜 그렇게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기르셨나요? 따님만큼은 언제 무슨 일이 생기든 제 힘으로 발 딛고 살 수 있게 이끌어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이제 본인 입으로 파혼을 거론한 상황이니 앞으로 말끔히 정리하는 일만 남았네요. 바라는 것, 얻고 싶은 것, 언제나 다 이루고, 손에 넣고 살아온 향기 양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이겠지요. 그러나 내 아무리 간절히 원하는 일이라도 상대방이 원치 않는다면 그 마음을 돌아볼 줄도 아는 진정한 배려를, 싫다는 사람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돌려놓을 수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어머니께서 가르치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밍크니 자동차니 그림이니 그딴 것들로 어찌 해볼 생각은 접으시고, 치졸하게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 부모를 압박할 어리석은 생각 또한 아니 하시길 바라요.


모두가 힘을 합해 하루라도 빨리 향기 양의 마음을 돌려놓아야 할 텐데, 쉽지는 않아 보이죠? 솔직히 저는 요즘 같은 세상에 왜 딸을 그처럼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기르셨는지, 그 점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향기 양 같이 순수한 마음의 처자가 드문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요가, 필라테스, 요리, 클리닉 순회며 친구들과의 수다로 하루를 소비하는 그 또래 처자 또한 흔치 않다는 거, 아실지 모르겠어요. 왜 자신은 온데간데없이 남자의 미래에다 본인의 미래를 얹으려 들었는지, 그저 딱하기만 합니다. 오현아 씨 스스로도 밟아 오신 길이고, 그로 인해 남모를 고통을 겪어 오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따님만큼은 언제 무슨 일이 생기든 제 힘으로 발 딛고 살 수 있게 이끌어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댁네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애 좀 써 보려고 합니다. 자식 농사가 역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지 싶어요.


향기 씨를 왜 그렇게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기르셨나요?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